인사담당자는 그렇게 말했다.나는 최근에야 이 부분에 대한 법규정을 찾아보며 '30일'이라는기간은 강행규정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즉, 퇴직이든 휴직이든 개인 사정에 따라 더 일찍 나갈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휴직을 신청할 당시까지만 해도 이 내용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었고, 알지도 못했다.
진행 중인 업무는 현황 정리만 해서 후임자에게 인계해 주면 될 것 같은데, 모든 일을 마무리 짓는다는 게 이치에 맞나 하는 의문도 들었다. 그러나 나는 그런 걸 궁금해할 시간에 일을 더 하는 편이다. 그런 질곡의 시간도 어느새 지나고 대망의 '마지막 출근일'을 맞이할 수 있었다. 나는 비로소 어엿한 '떠나는 사람'이 된 것이다.
신입사원 OT자료로 써도 될법한 수십 페이지짜리 인계서도 마무리 지었다. 마지막 과제였고 누구에게라도 괜한 바카라 잡히기 싫어서 더 열심히 썼던 것 같다. 인계서는 초안이 나왔을 때부터 후임자인 김 과장에게 전달하여 공유했지만, 그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의 속내를 통 알 수 없었다.
상관없다. 나는 이제 떠날 사람이니까.
05.
시계를 보니 퇴근까지는 약 30분이 남아있었고, 미처 짐정리도 못했다는 사실을 그때 깨달았다. 차에 짐을 모두 실어놓고 나니까 이윽고 퇴근시간이 되었다. 저녁 회식과 점심 식사 등 수차례의 고별인사 때문이었을까? 부서원들은 놀라울 만큼 나의 '마지막 퇴근'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 나 이제 진짜 가볼게. 그 동안 고마웠어.
- 과장님, 다시 안올것처럼 인사하지 마세요. 맘 편히 지내고 돌아오세요.
나는 부서원들의 무관심을 다행스럽게 여기며 몇몇 친한 동료들과 조용히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사무실을 빠져나와 주차장으로 향했다.
통 실감이 나지 않았다. 제법 홀가분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이게 퇴근하며 느껴지는 시원함인지, 휴직이 시작된다는 기쁨도 섞여있는지는 잘 구분되지 않았다.
잠시 신호대기에 걸렸을 때 잊은 게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부서 단톡방에 고별 메시지를 남기고 그 방에서 빠져나왔다. 몇 년 만의 방탈출인지 원.부서를 떠나는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만 봤지 내가 해본 것은 처음이었다.물론 몇 달 뒤 다시 돌아오겠지만 아무튼 일단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