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그만 좀 해

금이 간 기둥들 3

by이곤









금이 간 기둥들 3










사람이라는 건 적응의 동물이다.


그건 정말 맞다.


설령 이상하다는 것도, 잘못됐다는 것도 전부 오랫동안 겪다보면 적응이 된다. 그리고 거기에 맞춰서 살아가게 되고 나 또한 거기에 맞춰 변하게 된다. 어쩔 수 없다. 살아야 되니까. 정말 슬픈 진리이다.





엄마가 어느 날은 밥을 차려 주었고, 어느 날은 시체처럼 누워있는 날이 있다. 엄마가 밥을 차려 주는 날이면 가족들은 조용히 그녀가 차려주는 밥을 먹었다. 하지만 시체처럼 누워있는 날이면 나는 말없이 화난 기분을 억누르며 밥을 차렸다. 남동생에게 눈치를 주며 같이 밥을 차리도록 했다.


부엌에서 방 너머 엄마가 시체처럼 누워있는 등이 보였다. 나는 그 모습을 계속해 외면하며 반찬을 놓고 밥을 떴다. 아빠가 씻고 나와 누워 있는 엄마의 등을 보고 외면하며 식탁에 앉았다. 할머니가 밥 숟가락을 뜨면 우리도 같이 밥 숟가락을 떴다. 밥을 한두숟가락 먹다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엄마의 등을 흔들며 밥 좀 먹으라고 내가 두세번 말하면 엄마는 안먹는다고 힘없이 말할 뿐이었다.


나는 또다시 마음에 얹혀진 돌을 느끼며 일어나 엄마를 뒤로하고 식탁에 앉아 밥을 먹었다.


할머니와 아빠는 아무 거리낌없이 일상 이야기를 했다. 텔레비젼에서는 웃긴 예능이 나오고, 동생과 나는 어느새 그 예능을 보며 웃었다. 어느새 무거워진 마음은 저 한켠으로 밀려나 있다.


그렇게 그녀를 제외한 기형적인 그림이 나오게 된 건 엄마가 구역질을 시작하고 내가 왕따를 당하기 시작할 때부터 였다. 엄마가 기능을 다하고 가만히 인형처럼 있으면 있는대로 가족들은 자기들의 생활을 했다. 엄마가 하지 않는 건 나와 동생이 했다. 내가 화를 내며 하지 않으면 아빠는 엄마에게 소리를 지르니, 결국 내가 해야 조용했다.


어쩔 수 없었다. 시체같은 엄마를 계속해서 인식하고 마음 무겁게 있기에는 나와 남동생은 너무나도 어렸으니까. 더불어 아빠는 회피하는 게 가장 쉬운 사람이었으니까. 엄마는 계속해서 방에서 가만히 시들어 가고 있었고, 나는 그런 엄마를 외면하기 위해 집에서 사람 소리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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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학과를 졸업하고, 두번째 꿈을 찾아 문예 창작과에 편입했으나 3개월만에 자퇴한 작가 지망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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