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인종.계층의 숨겨진 차별

by이문웅

인류의 역사는 가족에서 시작되었다. 부모와 자식, 형제와 자매가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고 서로를 보호하면서 가장 작은 슬롯가 형성되었다. 가족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여러 가족이 결합했고, 혈연을 중심으로 한 집단이 만들어졌다. 부족과 마을, 도시와 국가로 공동체의 규모가 확대되는 동안 인간은 더 많은 사람과 협력하는 능력을 발전시켰다.

그러나 집단의 확대는 인간 사이의 차이를 없애는 과정이 아니었다. 오히려 공동체가 커질수록 역할과 바카라임, 자원과 권력의 차이가 더욱 뚜렷해졌다. 누가 생산하고 누가 분배하는가, 누가 외부의 적과 싸우는가, 누가 공동체의 결정을 내리는가에 따라 사람들의 위치가 달라졌다. 가족 안의 역할 구분은 부족의 질서가 되었고, 부족의 질서는 국가의 제도와 신분으로 발전했다.


그 밑바탕에는 인간의 오래된 생존 본능이 있었다. 인간은 혼자 살아남기 어려운 존재였기 때문에 서로 협력했지만, 동시에 제한된 자원과 안전한 영역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했다. 자신이 속한 집단을 보호하고 외부 집단을 경계하는 성향도 이러한 과정에서 형성되었다. 인간은 협력하는 존재이면서 경쟁하는 존재였고, 공동체를 만드는 능력과 집단을 구별하는 능력을 함께 발전시켰다.


문명이 발전하면서 이러한 본능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힘과 폭력에 의존하던 경쟁은 토지와 재산, 자본과 노동, 지식과 기술, 정보와 네트워크를 둘러싼 경쟁으로 형태를 바꾸었다. 슬롯의 질서는 더욱 정교해졌지만 인간 사이의 차이와 서열은 계속해서 나타났다.


성별의 차이도 그 가운데 하나였다. 남성과 여성은 생물학적으로 다른 조건을 가지고 있었고, 임신과 출산, 양육과 노동, 전투와 보호 등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맡았다. 오랜 시간 이러한 역할의 차이는 슬롯적 규범으로 굳어졌고, 일부 슬롯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권리와 지위까지 다르게 규정하는 질서로 발전했다.


인종과 출신집단에 대한 구별도 인간의 집단 형성과 함께 나타났다. 언어와 피부색, 혈통과 종교, 문화와 영토는 자신과 다른 사람을 구분하는 기준이 되었다. 이러한 구별은 공동체의 결속을 유지하는 역할을 했지만, 다른 집단을 배제하거나 열등하게 취급하는 근거가 되기도 했다.


계층의 형성은 자원과 권력의 축적에서 더욱 분명하게 나타났다. 농경슬롯에서 토지는 생산의 기반이었고, 토지를 소유한 사람은 경제적 자원뿐 아니라 정치적 권력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 신분슬롯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출생과 결합했다. 귀족으로 태어난 사람과 평민으로 태어난 사람은 단순히 재산이 다른 것이 아니라 법적 권리와 슬롯적 지위에서도 다른 위치에 놓였다.


이것이 근대슬롯가 넘어야 했던 중요한 장벽이었다.


근대 민주주의가 추구한 평등은 모든 사람의 재산을 같게 만드는 것이 아니었다. 인간을 동일한 존재로 만드는 것도 아니었다. 핵심은 출생과 신분이 시민의 권리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대한민국의 건국은 이 점에서 중요한 역사적 사례이다.


1948년 대한민국이 국가의 기본제도를 만들면서 채택한 국회의원선거법은 만 21세 이상의 국민에게 성별·재산·교육·종교의 구별 없이 선거권을 부여했다. 만 25세 이상의 국민에게는 피선거권도 같은 원칙으로 인정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투표권을 제한하지 않았고, 재산이 없다는 이유로 정치적 권리를 제한하지도 않았다. 대한민국은 국가의 출발점에서 모든 국민을 정치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제도를 선택했다.


이 선택에는 건국을 이끌었던 초대 대통령 이승만과 제헌국회의 정치적 선택이 함께 놓여 있었다. 제헌헌법은 1948년 7월 17일 공포되었고, 이승만은 7월 20일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대한민국 정부는 8월 15일 출범했다. 당시 대한민국은 식민지 지배와 오랜 신분질서의 역사에서 벗어나 새로운 국가를 세우고 있었고, 그 국가가 선택한 정치적 시민권의 기준에는 성별과 재산에 따른 차등을 두지 않는 원칙이 포함되어 있었다.


특히 여성의 참정권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이문웅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호: 打誤 저서 : 동아시아오딧세이, 행복의 공식, 대한민국 건국영웅들, 네오젠, 네오젠시티, 네오갱, 사미예찬, 트레 뻬르소네, 라이프캡슐 예명 : 이타오 AI 아티스트

448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5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79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19화직업·소득·지위의 피라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