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선택

by박노빈

외로운 선택

박 노 빈



허허한 해변, 갈대밭과 모래사장 뿐인 포항 영일만 바닷가에

1970년 4월 1일 포항제철 기공식

수입과 수출에 유리한 이 항구를 대한민국 산업화의 심장으로 만들겠다는 박정희 대통령의 외로운 결심

아무도 성공을 낙관하지 못했고, 특히 세계은행은 철강 산업의 조건을

갖추지 못했고 투자한 만큼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관적인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일본 제철 업계도 현실성이 희박하여 고철 덩어리가 되어 버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니 기공식에 선 박정희는

축제가 아니라 전쟁을 앞둔 장수의 얼굴이 되었다 모든 산업의 쌀 철강,

제철소를 향한 첫걸음은

박태준이 우여곡절 끝에

일본 제철 업계 퇴직자 수십 명을 포항으로 데려온 것

일본 엔지니어 한 명이 한국 기술자 서너 명을 제철소 공사 현장 곳곳에서

손짓발짓으로 흙바닥에 그림을 그려가며 바짝 붙어서 가르쳤고

손바닥에 받아 적으며 열성으로 배워서 기술을 우리 것으로 만들었다

1973년 포항제철 1기가 완공되었을 때

전 세계 철강 전문가들이 소스라치게 놀랐다


1965년 한국의 국민소득은 80달러

흙먼지 날리는 비포장 흙길이 훨씬 많았다

그 1965년에 한일 기본 조약과 대일 청구권 협정이 이루어졌다

일제 35년의 빚은 무상 3억 달러, 유상 2억 달러로 정리되었다

그 5억 달러를 거의 다 포항 한 곳에 썼다


포항제철의 성공은 조선, 자동차, 기계, 전자, 화학 산업으로 이어졌다


오늘날의 반도체 산업, 삼성전자와 에스케이 하이닉스의

세계 시장 석권은

박정희가 놓은 중화학공업의 초석, 포항제철 위에서 꽃이 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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