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무료

걱정이 태산.

동상이몽.

byDali record

세상 평온해 보이는 히스 씨는 사실 세상 모든 걱정을 떠안고 있는 듯하다. 하루 종일 구운 캐슈너트을 까먹으며 티브이를 보는 그는 얼핏 태평하게만 보이지만 사실은 걱정이 태산이다. 하루 걱정의 시작은 역시나 뉴스거리이다. 나는 세상 소식을 그를 통해 듣는다.


처음엔 나라 걱정을 해서 뭐 하는가 싶다가 다른 나라로 나아가는 그의 걱정에 할 말이 없어졌다.

그리고는 아주 먼 미래의 걱정을 하는 거에 심드렁해지다가도 한 달 뒤 비행기표를 끊어놓고 내일 오는 태풍을 걱정하고 내일 가는 여행객들을 걱정하는 그의 말에 웃음만 나온다.


그런데 우리의 여행 계획에 차질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니 거기에 내 걱정이 얹어지고 말았다.

가는 날짜의 예보가 모두 비로 바뀐 것이다. 세상에나.

여행의 반 이상은 날씨가 다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나이기에 그 태산 같은 걱정이 내게도 온 것이다.

준비한 옷도 바꿔가야 하는가-부터 야외 활동을 많이 하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것들은 어찌해야 할지.

머릿속이 새하얘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막상 히스 씨는 그에 대해 별 말이 없다. 아니 별 걱정이 없어 보인다.

전에는 그렇게도 혼자 고민을 하고 머리를 쥐어뜯고 일정을 짜고 준비물을 챙기더니

며칠에 걸쳐 내린다는 비는 걱정할 게 아니었나 보다.


스노클링도 물놀이도 별구경도 반딧불이도 보러 가야 하는데 비가 내리면 말짱 황이 아니던가?

오늘도 어김없이 캐슈너트 봉지를 들고 티브이 앞에 앉아 있는 그는 요즘 열열 시청 중인 한블리를 보며 어떡하냐는 말을 되풀이 하고 있다.


"그러니까 정말 어떡하냐고."


운 좋게도 날씨가 좋아질 수 있는 거고 지금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건 없고 우린 계획대로 여행을 갈 것이다.

비가 온다고 해서 여행을 못할 정도라면 비행기도 뜨지 못할 게 뻔할 테다.

그러니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나도 알고는 있다.


그런데 그게 사람 마음대로 되나?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특히나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바다 거북이와 헤엄을 치는 건데 말이야.


이러나저러나 바뀌는 건 없다. 물론, 우리의 걱정이 태산인 것도 바뀌지 않는다.

고개를 돌려보니 티브이에서 엄청 큰 사고가 언급되고 있는 듯하다. 슬픈 이야기다.

히스 씨는 또 같은 말을 반복한다.


"어떡하냐..."


'그러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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