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바카라을 읽고 글을 써야 하는 이유

by리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다 보면 나 역시 끊임없이 공부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이미 잘하는 아이들에게는 무엇을 더 알려 줄 수 있을까. 이런저런 방법을 찾고 자료를 준비하다 보면 어느새 공부는 내 일상의 일부가 되어 있다.


다행히 나는 가르치는 일만큼이나 배우는 일도 좋아한다. 어쩌면 선생님이 아니었더라도 새로운 언어를 배우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어떤 형태로든 끊임없이 무언가를 배우며 살았을 것이다. 새로운 것을 알아 가고, 어제는 몰랐던 것을 오늘 조금 더 이해하게 되는 기쁨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언가를 배우는 과정에는 달콤함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답답하고, 어렵고, 포기하고 싶을 만큼 막막한 순간도 있다. 배움에는 달고 쓴 맛이 모두 들어 있다.


저학년 아이들에게 처음 글을 읽고 쓰는 법을 가르칠 때면 그 사실을 더욱 실감한다. 처음에는 글자 하나를 익히는 일조차 쉽지 않다. 숫자와 글자를 낯설어하고, 어려움에 부딪히면 투정을 부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루하루 글자와 숫자를 익혀 가다 보면 어느 순간 놀라운 변화가 찾아온다. 아이들은 혼자 단어를 읽고, 문장을 만들어 내고, 마침내 바카라을 읽기 시작한다.


그 순간 아이들의 표정은 눈에 띄게 밝아진다. 전에는 어려워 보이기만 하던 일 앞에서 스스로 해냈다는 기쁨을 느끼고, 조금씩 자신감을 얻는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글을 읽게 된 평범한 순간일지 모르지만, 아이에게는 세상이 조금 더 넓어지는 순간일 것이다.


나는 그 모습을 볼 때마다 배움이란 단순히 지식을 머릿속에 쌓아 가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새로운 것을 알아 가는 과정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넓히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조금씩 바꾸어 놓는다. 그렇게 쌓인 지식은 누구에게 보여 주기 위한 자랑거리가 아니라, 내 안에 조용히 자리 잡는 든든함이 된다. 배움의 기쁨을 아는 사람들은 아마도 그 든든함을 알기에 또 다른 무언가를 배우려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문득, 머릿속을 채우는 지식만큼이나 마음을 채우는 무언가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많은 지식을 쌓고 삶에 대한 철학을 이야기할 수 있다 해도, 정작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삶을 대하는 태도를 돌아볼 줄 모른다면 어딘가 균형이 맞지 않을 것이다. 지식이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면, 지혜는 그 세상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알려 준다. 그리고 때로는 그 지혜가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곳에서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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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해외생활중이고 현재는 스위스에서 생활중 입니다. 교육, 여행, 해외생활에 대한 다양한 글을 나눕니다. 말랑 말랑한 감성에세이를 종종 끄적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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