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바쁘게 일할 때는 딱 일주일만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쉬고 싶다고 생각한 적 있다. 일주일만 일터와 연락을 끊은 채 그저 칩거하며 아무것도 안 하기. 혹은 어디론가 멀리 떠나서 완전한 이방인 상태로 지내기.
그런데 막상 그런 시간이 주어졌는데도 전혀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쉴 새 없이 나를 찾던 연락이 뚝 끊기자, 마치 외딴섬에 표류하게 된 척 놀랜드(캐스트 어웨이)처럼 윌슨이라도 만들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니, 마음은 그래도 뭔가를 해야지라는 강박에 시달렸다. 뭐라도 해야겠어서 회사에서 필요한 자격증도 따고, 소설도 쓰고, 시칠리아로 이주동안 여행도 다녀오고 했지만 늘 노력이 부족하다는 자기 검열에 시달렸다.
내가 사람들을 먼저 찾지 않았으면서도, 연락이 없는 이전 동료들에게 서운했다. 그러다가도 얼굴 보자, 밥이라도 먹자고 연락이 오면 괜히 바쁜 척을 하며 숨어버리기도 했다.
힘든 시기를 겪고 난 뒤에는 꽤나 성장했다고 믿기도 했으나, 여전히 같은 고민을 하며 산다. 내가 문제라고 느끼는 것들은 이미 이전 글에서 고민과 성찰을 끝낸 문제였음에도, 리부팅 버튼을 누른 컴퓨터처럼 여전히 스스로 불만족스러운 것들은 나아지지 않는다.
도대체가 어떻게 해야 이 불안을 지울 수 있을까.
얼마 전에 크게 사업에 성공한 선배를 만났다. 남은 여생과 주위 가족들까지도 아무 돈 걱정 없이 살 정도가 되었음에도 그는 공황장애에 시달린다 고백했다. 사업에 대한 불안, 인간관계 등등 돈이 백만 원이 있던 천억이 있던 그것으로 마음의 평온이 얻어지진 않는 듯싶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평화를 얻을 수 있을까.
늘 자신감 있고, 확신 있어 보인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그러나 그건 어쩌면 나약한 나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지은 모래성일지도 모른다. 겸손하지 못한 나를 발견하는 순간 누더기성이 우르르 무너지기도 한다.
기대를 내려놓고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사는 것만이 답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배웠으면서도 여전히 나는 삶에 중독된 사람처럼 결핍에 시달린다.
불안을 기술하는 것 말고는 불안을 해소할 길이 없어 보이는 그런 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