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일주일에 한 번.
친정 아빠는 짐을 싸신다.
시골에 계신 친할머니 댁으로 가기 위해서다.
아흔이 넘으신 할머니께서는 얼마 전부터
거동이 불편해지셨고, 집에서만 생활을 하신다.
할머니는 둘째 아들, 즉, 아빠의 동생과 사신다.
미혼인 작은 아버지가 간병을 하고 계시다.
아빠는 동생에게 교대를 해주고
할머니를 돌보는 일을 바통 터치 하신다.
짧게는 하루, 길게는 이틀.
그렇게 머물고 다시 서울로 올라오기를
매주 반복하니,
이 생활이 반 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간병 앞에 장사가 없다고 했던가.
아빠는 서울에 올라오자마자 피곤함을 토해낸다.
걱정도 늘고 주름도 더 깊어져 간다.
하지만 친정 엄마는 단 한 번도 아빠와 동행을
한 적이 없다. 왜냐하면 엄마에겐 시댁에 대한
뿌리 깊은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이다.
극한의 시댁살이.
엄마는 '시댁'이란 글자의 'ㅅ'자만 봐도 기함한다.
되도록 할머니를 만나려 하지 않는다.
나는 손녀로서 항상 갈팡질팡이다.
우리 엄마를 못살게 굴었던 할머니.
그렇지만 나를 끔찍이 여겼던 할머니.
할머니를 뵈러 가야 하는데.
나는 육아를 핑계로 줄곧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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