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도, 바다도 언젠가는 사라진다. 밤하늘의 별도 언젠가는 폭발해 우주 공간으로 흩어진다. 그 거대한 자연조차 영원하지 않으니, 그 안에 깃든 생명은 더욱 유한하다. 어쩌면 그래서 생명은 더욱 소중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 유한한 시간 속에서 가장 눈부신 순간은 한 생명이 태어나 하루하루 다른 모습으로 자라나는 때가 아닐까.
갓 태어난 아기는 작은 도화지를 들고 세상에 나온다. 어떤 그림을 그릴지 알 수 없다. 타고난 기질 위에 부모와 가족, 환경과 경험이 선을 긋고 색을 더한다. 어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이 대신 그림을 그려주는 것이 아니다. 아기가 마음껏 선을 긋고 자기만의 색을 찾아갈 수 있도록 곁을 지켜주는 일인지도 모른다.
며칠 후면 손녀의 첫돌이다. 돌이켜보면 지난 1년 동안 손녀의 도화지에는 참 많은 선이 그어졌다. 몸집도 부쩍 커졌고, 얼굴에는 어느새 자기만의 표정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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