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두 번째
이십 대 초반 처음 사주를 봤을 때부터 줄곧 들어온 말이 있다. 여든이 넘어서까지 일복이 차고 넘친다는 것. 그때는 뭣 모르고 그 말이 그래도 좋은 거려니 했다. 어찌됐든 ‘복’이 붙었으니까. 일복이 넘치면 재물복도 넘치는 거 아닌가 하고 나 좋을 대로 해석하던 시절이었다. 그때로부터 이십 년이 훌쩍 넘은 지금 일복 만큼 참 애매한 복도 없다. 일이 끊이지 않는다는 뜻인지, 죽도록 일해야 입에 풀칠하고 살 수 있다는 뜻인지, 일을 하면 할수록 또 일이 생긴다는 뜻인지, 아무튼.
지난해 퇴사 후 앞으로의 밥벌이는 무슨 수로 이어 가야 하나 고민하곤 했다. 아니다, 따지고 보니 뭐 그리 깊게 고민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알바몬만 들어가도 차고 넘치는 게 일인데 뭔들 못 하겠나 하는 생각이 근간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젊고, 할 수 있는 일이 충분히 많으니까. 그럼에도 어느 수준 이상의 고정 수입이 없다는 건 매일을 불안하게 했다. 간간이 들어오는 외주 일은 너무도 지난해 끝이 없을 것만 같아 막막했고, 이미 탈진된 몸과 마음으로 인내심은 바닥났더랬다. 한동안은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 후폭풍을 호되게 겪기도 했다.
사람은 참 희한하지.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 보겠다고 바깥으로 겨우 기어 나와 여기저기 발을 걸치며 바깥 공기를 쐬다 보니 몸에 조금씩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냥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큰 계획도 없었고 거창한 목표도 없었다. 가만히 있으면 그대로 주저앉을 것 같아서 인간답게만 살자 싶어 닥치는 대로 움직였을 뿐이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