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는 지금도 일을 많이 한다.
프리랜서가 된 뒤에는 출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았고 누가 퇴근하라고 말해주는 사람도 없었다. 처음에는 그게 좋았다. 더 이상 누군가와 비교하지 않아도 됐고 누가 얼마나 오래 자리에 앉아 있었는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됐다.
처음 맡았던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한 뒤에는 같은 일을 조금 더 맡아달라는 연락이 왔다. 그 일을 계기로 다른 업무를 소개받기도 했다. 그 뒤로도 일은 끊이지 않았다. A는 자신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사실이 싫지 않았다. 오히려 좋았다. 하지만 자유롭다는 건 때로 멈출 사람이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메일을 확인하고 데이터를 정리하고 대시보드를 만들고 클라이언트가 보내온 수정 요청에 답했다. 그날도 저녁 8시가 조금 넘어서 마지막 파일을 저장했다. 내일 오전까지 보내도 되는 일이었다.
A는 마우스를 내려놓고 노트북을 닫았다. 의자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선선해진 공기가 들어왔다. 맞은편 건물에는 아직 불이 켜진 사무실이 몇 개 있었다. 예전의 A라면 저 불빛을 보면서 생각했을 것이다.
저긴 아직도 일하고 있네, 나도 조금 더 해야겠다.
하지만 A는 창문을 닫고 운동화를 신었다. 달리지는 않았다. 그냥 집 앞 편의점까지 천천히 걸어갔다. 신호등 앞에서 멈춰 서고, 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걸었다. 도로 가장자리를 한번 바라봤다. 아무것도 없었다. A는 잠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리고 다시 걸었다.
B는 여전히 회사에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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