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부. 양자컴퓨터는 암호를 깨뜨릴까?

byDan Lee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면 지금의 암호는 모두 무너집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불안해집니다. 은행 앱, 이메일, 온라인 쇼핑, 정부 시스템까지 모두 암호로 보호되어 있는데, 그것이 한꺼번에 위험해진다는 뜻처럼 들리니까요.

하지만 이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양자컴퓨터가 위협이 되는 암호가 있고, 그렇지 않은 암호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당장 모든 암호가 무너지는 것도 아닙니다.


암호는 어떻게 작동할까?

우리가 매일 쓰는 인터넷 서비스는 대부분 암호로 보호됩니다. 로그인, 결제, 메시지 전송, 파일 전송 모두 암호가 관여합니다.

이 중 많은 부분은 공개키 암호라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쉽게 말하면, 누구나 볼 수 있는 열쇠로 잠그고, 소유자만 가진 비밀 열쇠로 여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이 안전한 이유는 특정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큰 수를 두 소수의 곱으로 분해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일반 컴퓨터로는 이 문제를 푸는 데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지금의 암호는 안전하다고 여겨집니다.


양자컴퓨터는 왜 위협이 될까?

양자컴퓨터는 특정 수학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풀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쇼어 알고리즘입니다. 이 알고리즘은 큰 수를 소수로 분해하는 문제를 일반 컴퓨터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풀 수 있다는 이론적 결과입니다.

문제는 이것입니다. 지금의 공개키 암호 중 일부는 바로 이런 수학 문제의 어려움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충분히 강력한 양자컴퓨터가 만들어지면, 그런 암호는 이론적으로 깨질 수 있습니다.


그럼 지금 당장 위험할까?

아닙니다. 지금 당장 모든 암호가 위험한 것은 아닙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쇼어 알고리즘을 실제로 실행해 큰 수를 분해하려면, 매우 많은 수의 안정적인 큐비트와 매우 낮은 오류율이 필요합니다.

현재의 양자컴퓨터는 아직 오류와 안정성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실제 암호를 깨뜨릴 수준의 규모와 안정성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즉, “이론적으로 가능하다”와 “지금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왜 지금부터 준비할까?

문제는 데이터가 오래 보관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 암호화해서 저장한 데이터는, 나중에 충분히 강력한 양자컴퓨터가 나왔을 때 해독될 수 있습니다. 이를 수확 후 해독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 도청한 통신 내용을 저장해 두고, 나중에 양자컴퓨터가 발전하면 해독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민감한 정보가 오래 보존되어야 하는 분야에서는 지금부터 대응이 필요합니다.


양자내성암호란 무엇일까?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나온 것이 양자내성암호입니다.

양자내성암호는 양자컴퓨터가 나와도 깨기 어렵다고 기대되는 암호 방식입니다. 핵심은 양자컴퓨터가 잘 푸는 수학 문제에 기반하지 않는 것입니다.

즉, 양자컴퓨터가 강해지더라도 쉽게 공격하기 어려운 수학적 구조를 사용합니다.

이미 여러 국가와 표준화 기구가 양자내성암호 알고리즘을 연구하고 표준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 모든 암호가 바뀌어야 할까?

아닙니다. 지금 당장 모든 암호를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중요한 데이터, 오래 보존해야 하는 데이터, 국가나 금융처럼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시스템은 우선적으로 대응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응은 보통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기존 암호와 양자내성암호를 함께 사용하는 방식

단계적으로 양자내성암호로 전환하는 방식

민감한 데이터부터 우선적으로 보호하는 방식


흔한 오해

오해: 양자컴퓨터가 나오면 모든 암호가 즉시 무너진다.
사실: 위협이 되는 암호와 그렇지 않은 암호가 있으며, 현실적인 위협은 아직 제한적이다.


오해: 지금 당장 모든 암호를 바꿔야 한다.
사실: 민감하고 오래 보존되는 데이터부터 우선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오해: 양자내성암호는 양자컴퓨터를 이용한 암호다.
사실: 양자내성암호는 양자컴퓨터의 공격에도 강하도록 설계된 일반 암호 방식이다.


오해: 양자컴퓨터가 암호를 깨뜨리는 것은 아직 완전히 불가능하다.
사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재 기술 수준에서는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다.


비유의 한계

“양자컴퓨터는 자물쇠를 다 열 수 있는 만능열쇠다”라는 비유를 볼 수 있습니다. 이 비유는 위협을 직관적으로 전달하지만, 실제와 다릅니다.

양자컴퓨터는 모든 자물쇠를 여는 것이 아니라, 특정 방식으로 만든 자물쇠를 여는 데 유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자물쇠를 열려면 아직 매우 강력하고 안정적인 장비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암호 이야기를 할 때는 “모든 암호가 위험하다”보다 “어떤 암호가, 어떤 조건에서 위험할 수 있는가”를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확인해 보기

다음 질문에 답해보세요.


양자컴퓨터가 위협이 되는 암호는 어떤 방식에 기반하고 있을까요?

지금 당장 모든 암호가 위험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양자내성암호는 왜 필요할까요?


다음 편 예고

다음 편에서는 양자컴퓨터가 언제, 어디에 쓰일지 살펴봅니다.
분자 시뮬레이션, 최적화, 금융, 물류 등 실제 활용 가능성과 아직 남은 한계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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