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로 가득 채운 어느 3일의 기록
휴일을 알차게 보내는 나만의 의식은 3일간 요가에 온전히 몰입하는 것이다. 작년 이맘때쯤 처음으로 하루에 세 번 요가를 갔는데, 그 기억이 좋게 남아 이번에도 나만의 수련을 이어가기로 했다. 새벽요가, 아침요가, 저녁요가까지. 무언가 눈에 띄는 걸 얻고 싶어서라기보다, 그동안 토요심화수업도 참여를 못했고 평소 하루 한 번 하던 수련보다 조금 더 깊이 내 몸을 만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요가로 하루를 채우며 나에게 충만한 만족감을 스스로 선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세 번의 요가 중 제일 걱정되는 건 단연 새벽요가였다. 새벽에 요가를 하는 건 어렵지 않은데 새벽에 기상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 평소 잠이 많은 편이라 며칠 전부터 마음을 단단히 먹고, 알람을 두 개 설정하고, 준비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머리맡에 옷을 미리 준비했다. 목표는 6시에 일어나서 6시 10분~15분에 출발하는 것. 최대한 많이 자고 준비시간은 최소화한 타임테이블이다. 전날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걱정을 해서 그런지 서너 번 잠에서 깨고 꿈속에서 일어나니 핸드폰 시계가 13시 05분을 띄우던 끔찍한 꿈도 꿨다. 결국 알람 울리기 10분 전에 눈을 번쩍 떠서 선크림까지 바르고 출발할 수 있었다. 어둠을 뚫고 도착한 요가원. 다행히 수련이 시작되기 전에 무사히 자리를 잡았다.
아침요가는 숙련자들이 많다. 오랫동안 보아온 얼굴들이라 다들 오랜만에 보는 나를 반갑게 맞이해 준다. 어쩌면 하루 중 가장 활기차고 깊은 동작을 많이 하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아침요가 둘째 날, 수련을 끝내고 사바사나로 누워 있다가 문득 눈을 떴다. 천장을 바라보다 "나는 지금 행복한가?"라는 물음이 떠올랐다.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생각하며 아침요가를 마무리했다.
매일 가는 저녁요가는 친정 같은 느낌이다. 물론 나는 아직 결혼은 안 했지만, 늘 가던 시간에 늘 가던 곳은 내가 걸어가며 한눈을 팔더라도 발은 자연스레 이곳으로 나를 데려올 것만 같았다. 저녁요가 식구들과 도란도란 담소도 나누고 수련도 하고 늘 그렇듯 하루를 요가로 마무리한다.
셋째 날 아침요가는 3일간의 수련이 정점에 다다른 느낌이었다. 이틀 차까지 몸을 열심히 만들어놓았다면 마지막 날 아침은 완전히 피어나는 느낌이다. 오늘은 에카 파다 라자카포타아사나(왕비둘기 자세)가 그 정점처럼 느껴졌다. 이전에 선생님의 도움으로 자세를 완성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느꼈던 골반, 허리, 어깨와 손끝의 느낌을 기억한다. 내가 쓰지 못한 근육의 깊은 곳까지 써서 오는 근육통 같으면서도 시원한 느낌. 오늘은 스트랩을 사용해 손을 가장 안쪽까지 잡고 스스로 자세를 완성했다. 손끝으로 발끝을 직접 잡지는 못했지만 이전의 그 아프지만 시원한 느낌을 찾으려 애를 썼다. 언젠간 이 느낌이 익숙해져 아무것도 아닐 때가 온다면 그때의 나의 몸은 어떤 몸일까. 한 시간이 넘는 수련을 지나 사바사나로 누워 있다가, 오늘도 문득 눈을 떠 천장을 바라봤다. 그리고 오늘은 확실히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아침 요가를 끝내고 엄마와 점심을 먹고 산바카라을 나가고 친구가 있는 카페에서 붕어빵도 사며 소소하고 조용한 일상이 이어지는 게 참 마음이 평온하다. 이 고요한 휴일의 끝자락을 보내는 지금, 창가를 타고 넘어온 따뜻한 햇살이 매트로 넘어와 내 머리 위를 가만히 비춰준다. 온기를 놓치고 싶지 않아 잠시 시간을 내어 오늘의 감각을 적어 내려간다. 쉼 없이 돌아가는 일상에서의 탁 터지는 짜릿한 도파민도 좋지만 지금의 조용하고 은은한 세로토닌이 더 좋게 느껴지는 오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