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탕에 함께 발을 딛는 사람
지난주, 사람들과 함께 운동장에 모여 땀을 뻘뻘 흘리는 체육대회를 가졌습니다.
직급도, 격식도 잠시 내려놓고 하나의 밧줄을 쥐어 잡은 채 손바닥이 빨갛게 달아오르고, 달리는 동료를 향해 목청껏 "으쌰으쌰" 외치며 발을 구르던 그 한낮의 열기. 흙먼지를 흠뻑 뒤집어쓴 채 서로의 땀 젖은 등판을 두드려주던 순간, 마음 한구석에 묵직한 깨달음 하나가 차올랐습니다.
우리가 서류와 모니터 너머에서 그토록 갈망하던 '원팀의 진짜 얼굴'이 바로 그곳에 있었습니다.
높은 단상 위에 팔짱을 끼고 서서 이겨라 져라 훈수만 두는 사람은 결코 마음을 얻지 못합니다. 흙바닥으로 내려와 신발 끈을 고쳐 매고 함께 뒹굴어주는 사람, 넘어졌을 때 손을 내밀어 흙을 털어주고, 상대의 거친 태클 앞에서는 기꺼이 앞으로 나서서 등을 넓혀주는 사람.
리더십의 진짜 품격은 바카라상 위의 우아한 결재란이 아니라, "넘어져도 내가 같이 일어설 테니 걱정 말고 달려라"라며 함께 땀 흘리고, 돌발 변수 앞에서도 문제를 문제 삼아 시끄럽게 탓하기보다 묵묵히 최선의 해법을 찾아내며 최후의 방어선이 되어주는 야전의 의리에서 완성됩니다.
조직을 살리는 것은 정교한 규정집이 아니라, 가장 위태롭고 거친 순간에 발휘되는 리더의 온기와 결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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