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구엄리 옛이야기-1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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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석출은 뜨이지 않는 눈을 두 손으로 비비며 마당으로 나왔다. 오을돌은 일찍 가마굴로 나갈 채비를 끝내고 이문간에 어정쩡하게 서 있었다. 석출이 나오길 기다렸다는 듯이 오을돌은 그를 통시 가는 후미진 눌굽 뒤로 잡아끌고 갔다. 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이보게 석례가 물어보길래 자네 얘기를 아는 대로 하긴 했네. 창의군으로 나서 주성 싸움에 나섰다는 이야기도…”
그러면서 말을 이었다. “나도 보는 눈이 있어. 둘이 심상치 않은 거 말여. 석례는 오대장이 남긴 가속이라 함부로 대하믄 안되네. 비록 족은 어멍이 난 똘일지라도 말여” 오을돌은 마치 어젯밤 일을 알기나 한다는 듯이 정색하는 표정이다. 석출은 순간 움찔했다. “말 못헐 사연이 좀 있어. 사고무친 석례가 마음으로 외로운 건 알지만, 뭐엔 고람신디 알겄지?” 오대장이라면 신축민란의 첫 장두 향장(鄕長) 오대현을 말하는 것이다. 얼버무리듯 하는 오을돌의 말에서 석례가 오대장 소실이 낳은 딸이란 말이 귀에 박혔다. 석출은 어느 때 들은 소문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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