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엄마 노릇

by눈물과 미소

영어 수행평가 결과가 궁금했다. 하지만 점수를 물어보면 안 될 것 같았다. 아예 이야기를 꺼내지 말까 고민하다가, 다만 수행평가 보느라고 수고했다고 말했다. 아이가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잠자코 식사를 했다.


저녁식사를 마친 후, 아이가 초등학교 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꺼내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장난감 소리를 들으며, 중학교 시절을 떠올렸다. 나도 친구와 함께 마루인형을 가지고 논 적이 있었지, 약간의 부끄러움을 느끼며. 누구나 때때로 어린 시절의 향수를 느끼니까.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시험 걱정 없이 자유롭게 놀던 시절이 몹시도 그리웠던 것은 아닐까. 아이가 무의식적으로 장난감 놀이를 통해 시험 스트레스를 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짠했다.


오늘 나의 엄마 노릇은, 그 동안 시험 준비하지 않고 놀더니 그럴 줄 알았다는 잔소리와, 네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그런 장난감을 가지고 노느냐는 잔소리를 삼킨 것이다. 대신 글을 쓰며, 옅은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아이의 미래를 위해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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