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한 질문을 했던 것은 아니었다

왕따 엄마 일기

by눈물과 미소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까.


아이에게 ‘학교 다니느라 고생이 많지?’라고 물어본 것이 화근이었다.


아이가 별안간 오열하기 시작했고,

다음 날에도 눈이 부은 채 하교해 전학을 시켜달라고 떼를 썼으며,

급기야 그다음 날에는 등교를 거부했다.


지난 일요일, 사춘기 소녀들의 심리에 대한 연수를 들었다. 왕따를 당하는 경험은 아이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로 작용하니 잘 다독거려 주고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나로서는, 배운 내용을 적용해 좋은 부모의 역할을 하고 싶어서 물어본 것뿐이었다. 그런데 아이의 반응이 격했고, 나는 당황했다.


한편으로는 아이가 그만큼 스트레스를 받아왔고, 마음을 억눌러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 다행이었다. 마음의 병이 생기면 안 되는 거니까.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나름대로 잘 참고 지내고 있던 아이에게 괜한 질문을 해서 감정적 동요를 가져왔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아이가 겪고 있는 내면의 갈등을 그저 외면하고 싶었던 것 같다.


전학에 대한 아이의 생각은 확고했다. 외할머니 댁으로 주소를 이전하여 그곳에서 통학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부모와 떨어져 지내고, 동생과 놀지도 못하고,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스트레스를 감내할 용기가 날 정도로 지금의 스트레스가 심했던가 보다.


괜한 질문을 했던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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