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비가 예정되어 있는데도 어머니는 굳이 나의 더러워진 운동화를 빨아 주셨다. 그러면서 내가 개운하려고 그런다, 하셨다. 온종일 신발에 흙탕물이 튈 새라 새색시 걸음으로 사뿐사뿐 걸어 다녔다. 조깅할 때도 다른 운동화를 신었다. 쿠션이 없어서 조금 불편하긴 했지만, 나의 '운동화'가 아직 깨끗하니 그걸로 됐다.
#2.
피아노 선생님은 나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눈물을 쏟았다. 그리고 참 잘했노라고 말하였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잘한 결정일 것이다.
#3.
네 남녀 학생이 지하철을 타고 어디로 가는 모양이었다. 뭐랄까, 학교에서는 각자 무척 조용하고 자신감 없는 모습으로 지낼 것 같은 학생들이었는데, 모이니 힘이 나는 모양이었다. 소위 잘 나가는 무리들이 그러는 것처럼 "씨X"을 곁들여가며 말을 하는데, 욕설이 입에 잘 붙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떨어뜨린 쓰레기를 주워, 지하철에서 내리면서 쓰레기통에 얌전히 넣었다.
#4.
휴대폰을 내려다보니, 보호 필름에 금이 여러 군데 가있었다. 그간 쌓이고 쌓여왔던 균열이다. 어떤 것은 단면이 제법 날카로웠다. 아직까지 손을 다치지는 않았으나, 언제 베일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보호 필름을 갈아 끼웠다. 그러면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고, 온전한 유리창이 될까 봐서. 그게 얼마간만이라도 말이다.
#5.
고요한 집에 울려 퍼지는 타자 소리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