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메시지가 왔다. 제주에서 강의를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망설여졌다. 휴직 기간 동안 강의할 기회가 거의 없기도 했고, 전반적으로 삶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기도했다. 부족하고 연약한 상태의 나도 쓰실 것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연수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마침 내가 수년 간 공들여 수업을 진행했고 강의도 여러 차례 했던 내용에 대한 강의를 요청하시는 것이 아닌가. 안도하는 마음이 들었고, 흔쾌히 강의를 수락했다.
하지만 막상 강의를 수락하고 보니 더 많은 걱정이 시작되었다. 일단 비행기표를 예매하고 숙소를 잡아야 한다. 공항에서 숙소로, 숙소에서 교육원으로 이동할 교통수단도 알아보아야 한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나는 이제껏 살면서 혼자 여행을 떠나본 적이 없다. 누군가와 함께 여행을 할 때에도 나는 주로 따라다니는 편이었고 여행을 주도하는 편이 아니었다. 따라서 이 모든 일을 나 혼자 감당할 것이 염려가 되었다. 실은 휴직했을 때 제주에 여행을 가볼까 생각도 해보았다. 하지만 홀로 준비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 생각에 그쳤던 내가 아닌가.
혹시나 하여 부모님께 같이 가시자고 전화를 드려 보았다. 함께 준비하면 조금 더 의지가 될 것 같고, 렌트카를 빌리면 이동도 편리해질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는데, 생각해 보니 아버지를 기사님으로 모시고 싶은 이기적인 마음이 컸던 것 같다. 나보다 여행을 많이 다녀보신 분들이니 여행 경로를 짜는 데도 도움을 주실 수 있을 것이었고, 솔직히 말하면 여행 경비도 부모님께 기댈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심산도 있었던 것 같다. 부모님께는 생각해보자고 하셨고, 몇 시간 후 돌아온 답변은 텃밭 농사 일로 바쁠 시기이니 혼자 가라는 거절의 말씀이었다. 나의 이기적인 마음을 들킨 것 같아 한편으로는 부끄러웠고, 거절을 하셔서 차라리 다행스럽기도 했다.
나홀로 여행의 걸음마를 떼는 중이다.
비행기표도 스스로 검색하여 예약하고, 숙소도 검색하고, 연수를 마친 후 잠시라도 느긋하게 보낼 여행 계획도 짜야 한다. 참, 맛있는 음식점도 알아 봐야겠구나. 두려운 마음과 함께 설레는 마음도 생긴다. 일단 한차례 성공 경험을 하면 다음 도전은 더욱 쉬워질 것이므로.
아, 물론 그 모든 것 이전에 강의 준비를 충실히 해야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