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엄마가 왜 이렇게 내 삶의 트리거로 작용하는가, 생각해보니
누구나 아플 때는 엄마를 찾게 되는 것이었다.
사소한 감기에 걸려도 엄마의 손길을 그리워할텐데
나라고 다를 리가.
이렇게 아픈데, 왜 내 곁에 엄마가 없는지에 대한 원망과
왜 날 두고 이리 가버렸는지에 대한 허망함과
도리어 나는 엄마에게 무엇을 해 주었던가 하는 자바카라감이 밀려와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36시간은 내내 잠만 자는 일 따위를 하는 것이다.
엄마가 보고싶다.
내가 아프다고 김해에서 부산 자취방에 달려와
집청소를 해주고 돌아가던 날에는 냉동실에 내가 좋아하던 아이스크림을
한가득 넣어주고 갔던 엄마가 보고싶다.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
네가 무슨 고아냐며 전남편이 돈을 내는 것을 마다하고
엄마가 직접 돈을 내고
내가 좋아하던 쭈꾸미 무침과 딸기를 도시락에 바리바리 싸왔던 엄마가 난 그립다.
엄마가 세상에 없다. 아직도 나는 믿기지가 않는다.
엄마는 자신의 병으로 힘겨워 하면서도 늘 나를 걱정하고
나와 함께 하는 일로 설레하고 어느정도 움직이려고 노력했다.
이 앞에 맛있는 닭갈비집이 생겼다고,
이번에 조용필 새 앨범이 나왔다고,
너네 아버지가 이런 일을 벌였다고, 글로 쓰라고
그런 일상들을 조잘거리며 말하는 엄마가 나는 그립다.
엄마가 보고싶다.
어떤 일들은 절대 이루어지지 않는 일이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게 어렵다.
내가 엄마를 얼마나 보고싶어한들
나는 엄마를 다시는 볼 수 없다.
나는 엄마에게 인정받고 싶고 칭찬받고 싶고 위로받고 싶은데
엄마는 이제 내 곁에 없다니, 나는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 현실을, 이 삶을, 이 미래를 어떻게 안고 살아가야 할까.
가끔은 먹먹해질 때가 있다.
어쩌면 주기마다 돌아올 뿐인, 엄마의 기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