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허설인 줄 알았는데
본방송이 었습니다.

미야의 글빵라디오 인터뷰를 마치고

by박영선

오늘 드디어 미야의 글빵라디오에서 진행한 내 인터뷰가 유튜브에 공개되었다.

며칠 전부터 괜히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막상 방송이 올라오니 반가운 마음보다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먼저 앞섰다.

모든 일은 지난 6월 초, 미야 작가님의 카톡 한 통에서 시작됐다.


"인터뷰 한번 하시죠."

솔직히 처음에는 선뜻 내키지 않았다. 나는 말을 잘하는 사람도 아니고, 대구 사투리를 쓰는 것도 늘 신경이 쓰였다. 무엇보다 아직도 나를 드러내는 일이 익숙하지 않다. 민망하고 부끄러웠다. 마침 그날은 수필 신인상 시상식이 있는 날이었다. 수상후 시상식이 너무 늦게 이루어지는 바람에 참석을 포기하고 기차표까지 취소해 둔 상태였다. 상패는 보내주신다고 하기에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미야 작가님이 말씀하셨다.

"무슨 소리예요. 시상식에는 꼭 참석하셔야죠. 그날 인터뷰도 같이하면 되겠네요."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다시 기차표를 예매했다.


방송은 자신이 없었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글빵라디오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컸다. 새벽 기차를 타고 행신역에 도착하니 미야 작가님이 직접 마중을 나와 계셨다. 함께 글빵연구소로 향했고, 그곳에서 처음 우기 작가님도 뵈었다.


미야 작가님도 첫 방송이라 긴장했고,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서로 애써 웃으며 이야기를 이어갔지만 떨리는 목소리는 감출 수 없었다. 손에는 어느새 땀이 배어 있었다.

"시작은 미미하나 끝은 창대하리라."

그 말을 서로에게 건네며 녹음을 마쳤다. 사실 다시 녹음할 시간도 없었다. 곧바로 시상식이 열리는 서울로 이동해야 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시상식에 참석하기를 정말 잘했던 것 같다. 혼자였더라면 조금은 외롭고 쓸쓸했을 것이다. 행사장은 예상보다 훨씬 컸고, 많은 수상자들이 지인들의 축하를 받으며 기쁨을 나누고 있었다. 미야 작가님은 꽃다발도 준비해 주시고, 사진도 여러 장 찍어 주셨다. 시상식이 끝난 뒤에는 뒤풀이까지 함께하며 다른 작가님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날의 고마움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리고 오늘. 퇴근길 차 안에서 방송을 들었다. 나는 당연히 리허설이 끝난 뒤 다시 녹음하는 줄 알았다. 편집도 새롭게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들어보니 거의 처음 녹음했던 그대로였다.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다.

"어떡하지? 망했구나."

혼잣말을 하며 생수를 벌컥벌컥 마셨다.


그런데 방송을 끝까지 듣고 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쓴다는 것은 결국 나를 감싸고 있는 껍질을 하나씩 벗겨내는 일이라는 것을. 진실을 숨기면 독자는 금세 알아챈다. 그래서 글을 쓰는 사람은 언젠가 자신의 이야기도 세상 밖으로 내놓게 되는 것 같다. 혼자 조용히 사부작사부작 글만 쓰면 될 줄 알았는데, 어느새 인터뷰를 하고, 내 목소리로 내 이야기를 들려주는 날도 찾아왔다. 지금도 여전히 부끄럽다.

아직도 쥐구멍이 있다면 얼른 숨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래도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지나야 하는 과정이라면, 이 또한 기꺼이 받아들이려고 한다. 언젠가는 오늘 방송을 웃으며 다시 들을 수 있는 날도 오지 않을까.

그날까지는 조금씩, 아주 조금씩만 용기를 내보려 한다.


https://youtu.be/FknWX917 WRQ? si=rvnupHOPGNwmO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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