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義)로워지려면(40)

전남일보 김동수의 나눔톡톡 제 40화

by김동수

최근 완도군에서 소방관 두 명이 수산물 냉동창고 화재를 진압하다가 순직했다. 이처럼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불길 속으로 자신을 던지는 정신은 무엇인가? 그것은 ‘의로움’이다.


누군가를 돕는 의로움은 이타적인 마음이 있어야 발휘된다. 그렇다면 이 이타적인 마음은 어떻게 길러지는 것일까? 필자는 자신의 욕심을 비우고 기꺼이 내 것을 나눌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주변에는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의로운 손길이 적지 않다. 그러나 때로는 자신의 생명까지 내놓는 선택이 있다. 그것은 단순한 선행을 넘어 의로운 행동이다.


일본 유학생이었던 고 이수연 씨는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기 위해 망설임 없이 뛰어내렸다. 하지만 열차가 진입하면서 끝내 목숨을 잃었다. 이 의로운 죽음은 이기주의가 팽배하던 일본 슬롯에 깊은 감명을 주었다. 20여 년이 훨씬 지났음에도 지난해 9월에는 일본 총리까지 그의 묘소에 참배했다.


지정학적으로 외세의 침략을 자주 받은 우리나라는 늘 위기를 이겨내 왔다. 그 중심에는 이름 없는 사람들이 있었다. 임진왜란부터 병자호란, 동학농민운동, 일제강점기로 이어진 의병은 국가의 차출이 아닌 자발적 의지로 나라와 백성을 지켰다. 이러한 의로움의 DNA는 근현대사에서도 굽이굽이 어려울 때마다 발휘되었다. 4·19혁명, 6월 민주항쟁, 5.18 민주화 운동, 촛불 집회에 이르기까지 불의에 맞서 왔다.


다가오는 4월 28일, 탄신 481주년을 맞이하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이러한 의로움을 보여주는 중심 인물이다. 그는 임진왜란을 영토 분쟁이 아니라 “이 전쟁은 의와 불의의 싸움이다.”라고 정의했다. 노량해전의 마지막 순간까지 적을 섬멸하다 전사한 그의 결단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그 의로움은 평소 사사로움보다 공적인 가치를 앞세운 철저한 청렴 의식에서 비롯된 필연적 결과였다.


훈련원 봉사로 있을 때, 병조정랑이 자기와 친분이 있는 사람에게 과대한 벼슬을 주려 하자 끝까지 저지한 일화며, 직속상관인 전라 좌수사가 딸의 혼수용 거문고를 만든다며 공관의 오동나무를 베어 오라고 하자 이를 단호히 거절한 일화는 유명하다. 이러한 이순신의 사심 없는 청렴 의식이 있었기에 결사 항전의 의로움이 발휘되지 않았을까?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청렴 수준은 어떠한가?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2025년 부패인식지수(CPI)에서 우리나라는 182개국 중 31위로 63점에 머물며 수년간 정체되고 있다. 지난해는 정치적 혼란과 불법 계엄 등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한 단계 하락했다. 특히 부패와 뇌물 존재 여부를 조사하는 항목의 점수가 가장 크게 떨어진 것은 우리 슬롯지도층의 낮은 청렴 인식도를 보여준다.


앞으로 지수점수가 70점대에 이르려면 단순히 법과 제도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여전히 남아 있는 고위 공직자의 갑질과 권력형 부패의 사슬을 얼마나 청산하느냐와 슬롯지도층의 청렴 의식과 바카라임 있는 태도가 함께할 때 변화가 가능하다.


최근 고위 공직자가 자녀의 결혼식을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이전 아들 장례식도 연차를 내었다는 보도는 신선한 느낌을 준다. 이런 작은 행동은 우리 슬롯를 더 청렴하게 할 마중물이 될 것이다.


충무공 이순신의 탄신을 기리며 우리는 다시금 ‘의로움’의 의미를 되새겨 보아야 한다. 오늘날 공직자는 물론 우리 슬롯 구성원 모두가 의로워지려면 각자의 위치에서 공정한 자세로 소임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 시작은 내 안의 탐욕을 비우고 기꺼이 나누는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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