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 명탐정

사건일지 2장(2)

by김균탁commune
제7화 그림.png

“오늘은 그만 집으로 돌아가자.”


해경은 더 이상 단서를 찾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복덩이와 함께 끽다점(카페)을 향해 걸었다.


끽다점에 도착한 해경은 복덩이를 집으로 보내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벽에는 육사가 준 쪽지가 붙어 있었다.


‘첫 번째 연은 푼 것 같은데, 두 개의 연은 무슨 뜻일까? 아무리 봐도 알 수가 없네.’


해경이 골똘한 생각에 빠져 있을 때, 밖에서 금홍이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손님 왔어요. 나와 봐요.”


손님이라는 말에 해경은 밖으로 나왔다. 손님은 베이지색 중절모를 쓰고 해경을 기다리고 있었다.


해경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있어도 한 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 사람은 바로 육사였다.


“단서는 찾았나?”


“형님! 형님만 아니면 한 대 때리고 싶소. 풀기 싶게 힌트를 주면 안 되는 거요?”


“하하! 자네가 못 풀 문제가 어디 있나? 잘 생각해 보게. 자네가 단서를 다 찾으면 사람들이 도움을 줄 걸세.”

“이제 한 개 풀었어요. 언제 다 풀어요. 혹시 위험한 거요?”


해경은 육사의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위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겨야 하는 건 아닌지 벌써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그 걱정은 곧 사라졌다. 어차피 죽을 목숨 자기 한 몸 던지는 것이 무엇이 어렵겠는가?


“그건 자네 하기에 달렸지. 그래도 최대한 안전하게 일 하게. 그리고 우리 동지들이 자네의 안전을 지켜줄 걸세.”


“됐수다. 제 안전은 제가 지킵니다. 그리고 저에게는 유정이 있지 않습니까.”


해경은 싸움을 잘 하는 유정을 생각했다. 덩치는 산만하고, 싸움에는 일가견이 있는 해경의 절친한 친구 유정. 그와 함께 라면 안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하하! 자네 친구 유정을 생각 못 했구만. 그래 유정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행운을 비네.”

말을 마친 육사는 중절모를 쓰고 끽다점을 나갔다.


해경은 뜨거운 가베(커피)를 마시며 다시 의문의 쪽지를 생각했다.


‘옥에 간 맏아들이라. 어디 감옥을 말하는 건지 도통 알 수가 있어야지. 그 다음 연이 분명 그 감옥에 대한 단서일 텐데. 거참! 어렵군.’


해경은 천천히 가베를 마시며 2연과 3연의 구절을 떠올렸다.


하지만 도무지 어떤 단서도 찾을 수 없었다. 지친 해경은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일찍 일어나서 졸음이 쏟아졌다.


“금홍이 나 먼저 잘 게. 끽다점 정리하고 문 닫는 거 부탁해.”


“장사는요? 돈은 안 벌어요.”


“하하! 알았어. 금홍이만 믿을 게.”


“흥! 도와주지도 않으면서. 어서 자요.”


해경은 방으로 들어가 자리에 누웠다. 피곤했던지 금새 잠이 들어버렸다. 이른 새벽 해경은 이상한 소리에 잠이 깼다.


자리에서 일어난 해경은 그 소리를 따라서 어둠을 뚫고 천천히 걸어갔다.


해경이 도착한 곳은 끽다점의 주방이었다. 그리고 이상한 소리의 정체는 호수에서 나오는 물소리였다.


금홍이 설거지를 하고 물을 잠그는 것을 깜빡 잊어버린 것 같았다. 해경은 수돗꼭지를 돌려 흐르는 물을 잠갔다.


그때 해경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 2연의 힌트는 바로 이거였어.’


해경은 서둘러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육사가 준 쪽지를 보았다.


2

시냇가 버드나무 이따금 흐느적거립니다.

표모의 방망이 소린 왜 저리 모날까요,

쨍쨍한 이 볕실에 누덱이만 빨기는 짜증이 난 게죠.


이 구절은 자신이 찾아야할 장소를 뜻하는 게 분명했다. 시냇가! 개울과 가까이 있는 장소. 해경은 그 장소가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아주 큰 버드나무가 있을 것이 뻔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다음 구절이었다. 표모는 늙은 여인을 뜻한다. 늙은 아낙들이 모여서 빨래를 할 수 있는 시냇가가 분명했다.


그런데 표모의 방망이 소리가 모나다. 아마 빨래를 하는 것 자체가 짜증이 나는 상황일터였다.


그건 바로 조선인의 고난을 뜻하는 구절이 분명해 보였다. 가난한 조선인들이 살고 있는 곳. 가난한 조선인들이 모여 산다는 건 누더기를 빠는 것에서 알 수 있었다.


옷의 구실도 못하는 누더기를 입고 있는 가난한 조선인들. 일본인들에게 수탈 당해 초라한 모습의 조선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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