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으로 만나는 인문학 콘서트 <모닝 클래식>감상기

by진향림 최윤순


2026년 광명시에서 열리는 모닝 클래식은 ‘광명시 여성 합창단’과 ‘광명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콜라보로 만들어 낸 공연이다. 광명시와 광명시의회가 후원하고 7월~11월까지 한 달에 한 번 화요일 아침 11시에 광명 문화원 극장에서 열린다. 광명시가 문화 도시로 발전할 수 있고 시민들의 정서, 문화생활을 풍요롭게 이끄는 힐링 음악회가 될 것이다.


음악을 좋아하고 뮤지컬, 콘서트를 좋아하지만 이젠 더 이상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 전당에 공연 보러 쫓아갈 열정도 없고 체력도 따라주지 않는다.


사실은 광명시에서도 훌륭한 공연이 수시로 열리고 심지어 무료로도 감상할 기회가 많다. 시간과 상황이 허락하면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참여할 수 있어서 참 좋다.

예전에도 광명 여성 합창단 공연을 자주 관람했다. 초대받기도 했고 지역신문이나 거리의 플래카드를 보고 참석했다. 오랜 전통을 가진 여성 합창단은 매회 기획을 새롭게 시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번에는 발표할 합창곡과 관련 있는 영상이 함께 상영되었고 지휘자의 재치있는 해설로 공연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여성 합창단이 주관했지만, 유명 테너를 초대해서 다양한 곡을 감상할 기회를 접했다.

피아노, 신시사이저 반주자들은 흥에 겨워 춤을 추듯 움찔움찔하면서 연주했다. 음악에 흠뻑 빠진 그들의 모습은 보는 사람까지 즐겁게 만들었다. 강연이든 연주든 노래든 가장 먼저 본인이 흥이 나야 전달력이 좋다.


드럼, 탬버린, 차임 벨과 마라카스 등 리듬을 만드는 퍼커션, 타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을 직관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여러 가지 타악기로 곡을 섬세하고 풍성하게 시도하는 모습을 보고 퍼커션에 대해 흥미가 생겼다.

첫 번째 무대에서 펼쳐질 곡은 여름에 잘 부르는 연가였다. 젊은 시절 휴가철 바닷가에서 떼창으로 불렀던 그 노래! 원래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의 전통 민요인 <포카레카레 아나>라고 한다. 지휘자의 상큼한 곡해설과 시원한 바다 영상은 마치 모래사장을 걸을 때 발가락 사이를 파고드는 고운 모래가 간지럼을 태우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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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곡은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Over the rainbow>로 도로시가 행복을 찾아 여러 곳으로 떠난다. 하지만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 가까운 곳에 있다는 해설을 들으니 아득히 먼 옛날 너덜너덜 떨어진 동화바카라을 펼쳤던 추억이 아련하게 떠올랐다



세 번째는 이탈리아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가 오직 영화 <미션>을 위해 작곡한 〈가브리엘의 오보에(Gabriel's Oboe)〉라는 기악곡이었다. 그 곡에 가사를 입힌 <넬라 판타지아>는 방송가에서 흘러나와 우리에게 익숙한 노래가 되었다. 오래전에 본 영화였지만 눈 앞에 펼쳐진 화면에선 거친 비바람과 풍랑에 위태롭게 바위를 움켜잡고 버티는 선교사가 보였다.


그 음악은 선교사, 가브리엘 신부가 오보에를 연주하며 원주민들과 마음을 나누는 장면에 흐르는 아름다운 선율로 된 곡이다.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는 자기만의 색깔로 새롭게 해석해 한층 밝고 경쾌한 무대를 만들어 주었다.



마지막에 테너와 합창단이 부른 노래는 <꽃 날>과 <첫사랑>이었다. 교과서에 나오는 가곡이라 하면 예스러운 시나 시조에 곡을 부친 음악이다. 하지만 현대 가곡은 마치 대중가요의 발라드처럼 친숙하면서도 시큼한 자두를 한 입 베어 문 듯 싱그럽고 상큼했다. 특히 <첫사랑>은 합창단과 테너가 한 소절씩 주고받으며 마치 연인이 티카 타카 하듯 노래를 불렀다.

이렇게 좋은 공연인데 장마철이라서인지 객석은 다소 비어 있었다.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홍보한다면 시민들이 훨씬 쉽게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을 텐데 아쉬웠다.

사실 나도 버스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플래카드의 제목을 보고서야 공연 소식을 알았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도 쉽게 찾지 못해 일부러 찾아가 사진을 찍어 두었다. 관심을 갖고 나니, 그제야 여기저기 홍보물이 눈에 들어왔다.



8월 공연에는 방학 중인 손주들과 함께 와 보고 싶다. 한 시간 남짓의 짧은 공연이라 아이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바로 옆 도서관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위층 평생학습원에서 기타 동아리 수업까지 다녀왔다. 우리 주변에 이렇게 가까이에서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많다는 사실이 반가웠다.

두 달에 한 번 화요일 점심 모임이 있다. 올해에는 시간이 되는 사람들에게 콘서트부터 함께 보자고 제안하려 한다. 좋은 무대는 혼자 보기보다 함께할 때 기쁨이 더 커진다. 다행히 우리가 모이는 날 공연이 있고 대부분 작품은 가볍고, 친숙한 곡으로 진행되었다. 게다가 공연 시간도 짧으니 부담스럽지도 않을 듯하다.

홍보를 더 적극적으로 하면 시민들이 정서적 문화적으로 도움이 되는 무대를 함께 향유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좋은 공연도 직접 찾아와서 듣는 관객이 있을 때 연주자도 발표자도 더 빛나고 정진할 것이다. 일상 생활하며 가까운 장소에서 공연과 강연 등 여러 활동을 만나고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했다.

돌이켜 보니 광명은 문화 도시이자 평생 학습 도시 1호라는 이름에 걸맞게 배우고 즐길 공간이 곳곳에 있다. 나는 시간과 상황이 허락하면 관심 있는 강연과 공연을 찾아가는 편이다. 배움은 사람을 늙지 않게 하고 삶의 활력소가 된다. 운동이 몸을 건강하게 한다면 음악과 문학, 강연은 마음과 뇌에 활력을 준 다. 몸과 마음의 균형은 무엇보다 소중하다. 결국 건강한 시민이 건강한 도시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좋은 공연은 무대 위 연주자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그것을 찾아와 함께 호흡하는 관객이 있을 때 비로소 생명력을 얻는다. 지자체는 예산으로 문화를 만들고, 공연자는 땀으로 무대를 준비한다. 이제 남은 것은 시민들의 발걸음이다.



앞으로도 나는 좋은 프로그램을 보면 주변 사람들에게 먼저 알리고 함께 가자고 손을 내밀 생각이다. 문화는 누군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찾아가 함께 즐기고 나눌 때 비로소 도시의 품격이 완성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이번 모닝 클래식은 한 편의 음악회가 아니라, 광명이 문화 도시로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한 귀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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