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원에 울려 퍼진 행복 음악회

by진향림 최윤순



광명 시립 하안 종합슬롯 복지관에는 아동뿐만 아니라 성인도 배울 수 있는 피아노 교실이 있다. 나는 피아노를 배우러 일주일에 두 번 간다. 그곳에는 미술 수업, 야채로 원예, 어반 스케치, 건강 체조 등 다양한 수업이 운영되고 많은 시민이 참여하고 있다. 복지관 옆 작은 공원, 적당한 그늘과 시원한 바람, 탁 트인 공간에서 오늘도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온다.

내가 자주 다니는 조그마한 공원에도 항상 클래식 음악이 나와서 궁금하다. ‘누가 어느 곳에서 틀어줄까? 관할하는 통제 시스템이 있겠지.’라고 상상만 한다. 물어볼 곳이 없지만 언젠가 내 호기심은 풀릴 것이다. 이렇게 멋진 음악을 자연스럽게 듣고 향유할 수 있는 도시에 사니 참 좋다!

지난 금요일, 광명시 하안동 13단지 내에 있는 병아리 공원에서 <우리 마을 행복 열린 음악회>가 열렸다. 광명시민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성악가, 피아니스트, 바이올리니스트가 협연하고 있었다. 이런 연주회가 아주 가까운 곳, 지나가다 들러서 감상할 수 있다니! 나는 피아노 레슨을 서둘러 끝내고 편안한 마음으로 동참했다.

6월 중순이지만 따가운 햇볕을 손으로 가리기는 역부족이었다. 야외 공연장 한쪽에는 거대한 날개를 단 선풍기가 윙 소리를 내며 우람한 풍차처럼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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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민 오케스트라는 2009년 창단된 시민 참여형 오케스트라다. 음악을 좋아하는 시민들이 함께 연습하고 정기연주회, 찾아가는 음악회, 지역 축제 공연에 참여하고 있다. 매년 2~3회의 정기연주회를 열고 학교, 복지관, 요양원, 아파트 광장. 어디든 음악과 쉼이 필요한 곳을 찾아다니며 공연한다.


뜨거운 여름날, 많은 사람이 연주회를 보기 위해 천막 아래로 모여들었다. 바이올리니스트는 활을 위에서부터 아래로 시원하게 그어 내리며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을 연주했다. 야외 공연장에서 듣는 바이올린 소리는 주변의 소음에도 묻히지 않고 오히려 더 선명하게 들렸다. 손끝의 떨림과 활의 움직임까지 또렷하게 보이는 거리! 연주자의 손놀림에 시선이 오래 머무르고 자연스럽게 내 손도 활을 위아래로 그어 내리고 있었다.



피아니스트가 연주한 <도라지>는 끊어질 듯 이어지고 끝도 없이 굽이굽이 펼쳐진 고갯길을 넘어가듯 애간장을 태웠다. 날씨가 무척 더웠고 음향이 심술을 부려도 연주자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손부채질을 열심히 하면서도 눈과 귀를 활짝 열고 음악에 빠져든 주민들! 그들의 얼굴은 클래식 선율이 피워낸 해바라기 웃음 같았다.


테너와 바리톤, 젊은 두 성악가는 <붉은 노을>과 <아리랑 목동>을 목이 터져라 불렀다. 그들이 던져주는 추임새를 주고받는 관객들의 환호성으로 천막 안의 열기가 터져 나갈 듯했다. 더위에 지친 어르신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며 공연자들의 청량한 목소리가 아파트 숲속 공원에 울려 퍼졌다.

흥이 나면 스스럼없이 무대 앞으로 뛰쳐나가 춤을 덩실덩실 추는 어르신들! 아무도 덥다고 짜증 내지 않고, 오케스트라단원과 공연자들이 함께 만들어 내는 공연에 집중하고 즐기고 있었다.

함께 공감하고 같이 어울리는 모습은 광명시 곳곳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멋진 광경이다. 그날 음악회가 열린 공원은 단순히 공연장만이 아니었다. 주민들이 만나 정보를 나누는 소통의 장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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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뒤편에선 광명 소방서 직원들이 119 안심 콜에 대한 서비스를 홍보하고 주민들의 회원가입을 도와주고 있었다.

119 안심콜 서비스란 소방서에서 환자의 특성, 주소와 보호자 연락처 등 환자 정보를 미리 등록한다. 119 신고 시 별도의 설명 없이 맞춤형 구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이다. 기후 위기로 무더위와 한파가 어르신들의 건강을 위협한다. 많은 사람이 정보를 미리 등록하고 서비스 사용법을 알고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내면 좋겠다.


유익한 사업을 잘 알리고 주민들이 각자에게 맞는 정보를 이용해 몸과 마음이 건강한 시민으로 살기 바란다. 그것은 주민의 몫이다.

각각 기관이 주관하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알리는 업무 또한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사업이라도 시민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무가치하니까.


이날 병아리 공원에서는 음악만 흐른 것이 아니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안전을 위한 정보가 오가고, 함께 웃고 박수 치는 따뜻한 공동체 모습이 펼쳐졌다.

시민 오케스트라의 연주도, 119 안심콜 안내도 결국은 같은 마음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시민들의 삶이 조금 더 풍요롭고 안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귓가에는 아직도 오케스트라의 선율이 맴돌았다. 우리 동네 작은

공원에서 이런 고급스러운 클래식 음악 공연을 현장에서 감상할 수 있다니! 행복은 미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누리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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