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고, 다시 처음부터 모든 것을 재고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그 생각은 나의 몸이 보내는 마지막 비명이었다. 하지만 '조금만 더'라는 달콤한 독은 이미 내 혈관을 타고 깊숙이 스며들어 있었다. 완벽이라는 허상, 그 0.001%의 개선을 위해 쏟아부었던 이틀 밤낮의 사투는 나를 육체적 한계로 몰아넣었을 뿐 아니라, 정신마저 피폐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더 거대하고 음침한 늪이 기다리고 있었다. 디테일과 롱테일의 늪.
나는 내가 만든 수십 개의 AI Native 서비스들을 바라보았다. AI Native News, Ultron WASM, AI Papa 시리즈, 그리고 시장의 틈새를 노린 수많은 소규모 AI Agent들. 각각은 나의 아이디어와 AI의 지능이 결합된 소중한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그 결과물들이 쌓여갈수록, 나는 마치 거대한 거미줄에 갇힌 파리처럼 발버둥 치고 있었다.
최근에 야심 차게 출시했던 'AI Dress Designer'가 문제였다. 사용자에게 옷 스타일과 색상을 입력받으면 AI가 즉석에서 디자인 시안을 생성해주는 서비스였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특히 특정 20대 여성 사용자층에서 입소문이 퍼지며 매일 수천 건의 디자인 요청이 쏟아졌다. 하지만 그와 함께 예상치 못한 버그 리포트도 빗발쳤다.
"대표님, AI Dress Designer에서 생성된 이미지에 가끔 옷의 패턴이 찌그러지거나, 모델의 팔다리가 비정상적으로 길게 늘어나는 현상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특히 특정 조합의 스타일과 색상에서 발생 빈도가 높습니다."
Jimini의 알림은 나의 심장을 다시 한번 쿵 떨어뜨렸다. 나는 즉시 Ultron WASM에게 해당 버그를 수정하라고 명령했다. Ultron은 수십 가지의 해결바카라을 제시했지만, 문제는 그 해결바카라들이 모두 미묘하게 서로 충돌한다는 점이었다. 패턴 찌그러짐을 해결하면 팔다리 늘어짐이 심해지고, 팔다리 늘어짐을 잡으면 또 다른 디자인 요소가 왜곡되는 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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