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의 밤 #1

강원도 영월 청령포로 유배된 단종 시점의 시

byBill

굽이치는 저 강물은 내 눈물인가 밤마다 소쩍새 슬피 울어 잠 못 드는데

구만리 아득한 길, 부모님 계신 곳 꿈속에서나마 문안을 올리려 길을 나섭니다.


내 발길 닿는 곳마다 서릿발 차가워도 어머님 품속처럼 포근한 곳 찾아 헤매다

잠시 잠깐, 꿈의 끝자락에서 옷소매 스쳤나 싶으면 야속한 새벽닭 소리에 다시금 영월의 빈 방입니다.


한 번만이라도, 그 따스한 손길 한 번만이라도 이 못난 자식의 머리칼을 쓰다듬어 주신다면

내 이 모진 목숨도 한낱 아침 이슬처럼 기꺼이 놓아줄 터인데.


천지간에 홀로 남은 이 어린 영혼은 오늘도 지는 해를 붙잡고

눈물로 붓을 적셔닿지 못할 그리움을 저 하늘 별빛에 새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