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의 작은 들꽃이나
잘 보이지 않는 꽃들이 유난히 내게 들어온다.
크게 드러나지 않아도
비를 맞고 바람을 견디며
자기 자리에서 살아내는 존재 같아서
자꾸 마음이 간다.
예전에는 그런 것들이 잘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개인 방송과 수많은 이야기들이 넘쳐나는 현실 속에서
나는 자꾸 나와 비교하게 된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왜 나는 아직도 제자리를 떠도는 사람 같은지,
왜 내 삶은 늘 생존과 마음 사이를 오가고 있는지
그런 생각들로 하루를 또 배회하게 된다.
엄마라는 역할만으로 오래 살아온 사람일수록
어느 순간 세상이 요구하는 이름표가
너무 작게 느껴질 때가 있다.
누군가는 직함으로 불리고
누군가는 성취로 기억되는데
나는 누구였나.
무엇을 남겼나.
그 질문 앞에서
나는 하염없이 작아지고
끝내 나를 잃어버릴 것만 같다.
남들처럼 앞만 보며 달려야 했는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중간중간 멈춰 서서
상처도 돌아봐야 했고
관계도 견뎌야 했고
무너지는 마음도 붙잡으며 살아야 했다.
그래서 더 현실이 아프고
초라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들꽃은
실패해서 들꽃인 게 아니다.
누군가 돌봐주지 않아도
스스로 뿌리내리고
계절을 견디며 피어난 존재다.
내가 바라는 건
사실 거창한 성공이 아니다.
조금 더 여유 있게 웃으며 살아가는 삶.
마음 급하지 않게 차 한잔 마시고
가고 싶은 곳에 가보고
돈 걱정에 마음 접지 않고
편안히 숨 쉬는 삶.
그런 평범한 안정이
왜 내게는 이렇게 멀게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지금의 나는
삶 전체가 길을 잃은 것처럼 느껴진다.
안개가 너무 짙어서
멀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오래 눌러두었던 마음들이
한꺼번에 터져버린 고요한 아침이다.
억울하고 서럽고
나는 왜 이렇게 살아왔나 싶은 마음들이 밀려와
눈물이 앞을 가린다.
바카라 한 권의 문장이
오래 눌러두었던 내 감정의 눈물샘을
끝내 건드려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