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때 '사랑'이라는 단어에 눈이 멀어 있었다. 그가 내민 손길, 그가 던지는 다정한 말들, 그리고 나를 위한다고 말하며 만들어놓은 그 촘촘한 울타리. 나는 그 울타리 안에서 세상 물정 모르는 한낱 짐승처럼 그저 안온함에 길들여져 살았다. 내가 그토록 의지했던 것은 사랑이었을까, 아니면 나를 보호해 준다는 명목하에 나의 주체성을 거세당한 채 누렸던 편안함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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