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생신상을 차리며 깨달은 것

화려함보다 중요한 소화의 안부

by이지애 마리아

잔칫날이나 생신상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저도 모르게 마음이 바빠진다. 평소보다 더 근사한 것, 더 손이 많이 가는 화려한 음식들을 상 위에 가득 채워야 할 것만 같은 의무감 같은 것이 앞서곤 했다. 노릇하게 부쳐낸 전, 갓 구워낸 생선,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떡갈비까지.


하지만 이번 부모님 생신상을 준비하다가 문득 멈칫하게 되었다.


연세가 드시면서 치아가 약해지신 아버님, 그리고 내 식단까지 챙겨야 하는 우리 집의 면면들을 찬찬히 짚어보다가 거울을 보듯 식탁을 내려다보았다. 표고버섯 새우살 전, 생선구이, 떡갈비, 그리고 채소를 산처럼 볶아내야 하는 잡채까지. 만약 이 모든 요리를 전통적인 방식 그대로 기름에 지지고 볶아낸다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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