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 손등과 손바닥

by이슬이글

여는 글 — 손등과 손바닥


아이는 깨진 꽃병 앞에 서 있었다.

거실 바닥에는 물이 흘러 있었고,

꽃 몇 송이가 깨진 유리 조각 사이에 떨어져 있었다.


아이는 장난감을 꺼내려다 탁자 끝에 놓인 꽃병을 건드렸다.

처음에는 어머니가 보기 전에 치울 생각이었다.

깨진 조각을 주워 모으다가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다.


아이는 가장 큰 유리 조각 하나를 얼른 등 뒤로 감추었다.

어머니가 거실로 들어왔다.

"무슨 일이니?"


아이는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안 했어."


어머니는 바닥에 흩어진 꽃을 보았다.

그리고 아이가 등 뒤로 감춘 손을 보았다.

"손에 뭘 들고 있니?"


아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손에 힘을 주자 날카로운 유리 조각이 손바닥을 눌렀다.

아팠지만 놓지 않았다.


어머니가 가까이 다가왔다.

"손 좀 보여줄래?"


아이는 그제야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작은 손바닥에 붉은 자국이 남아 있었다.

어머니는 먼저 유리 조각을 받아 내려놓았다.

그리고 아이의 손을 씻겼다.

"다음에는 깨뜨렸다고 말해도 돼.

다만 유리는 맨손으로 만지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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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그리고 기술과 사람에 관한 글을 씁니다. 현장에서 만난 질문과 경험을 바탕으로 어려운 기술과 개념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냅니다. 한국고용신문에 "AI 강국"에 대한 연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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