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주변에 사람이 사라지는 진짜 이유

무심한 말버릇의 때를 벗겨내고 단정한 품격을 가다듬는 지혜

by담연

주변을 유심히 둘러보면 참으로 흥미로운 대조를 목격하게 된다.

세월이 흐를수록 주변에 늘 따뜻한 이들이 모여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특별히 악한 행동을 한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시간이 지날수록 외톨이가 되어 조용히 잊히는 사람이 있다.


한 일터에 오래 머물며 수많은 사람들의 들고남을 관찰하는 동안, 나 역시 여러 인연의 시작과 끝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그리고 삶의 한 단락을 정갈하게 정리해 가는 지금, 사람이 외로워지는 진짜 이유는 경제력이나 지위 때문이 아니라 자신도 모르게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작은 말버릇'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내가 건넨 무심한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마음을 조용히 다치게 하고, 나를 향했던 따뜻한 발걸음을 돌아서게 만든 것은 아닌지 가만히 돌아볼 때다.


첫마디를 잘라먹는 "근데 그게 아니고"

사람을 외롭게 만드는 가장 첫 번째 신호는, 상대가 무슨 말을 꺼내든 첫마디를 습관적으로 반박으로 시작하는 어투다.

"근데 그게 아니고."

"내 말 들어봐, 그건 말이지."


상대의 이야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습관적으로 던져지는 이 짧은 말은, 상대에게 "너의 생각은 틀렸고, 내 생각이 맞아"라는 서늘한 거절의 신호를 보낸다. 정작 본인은 오해를 바로잡아주려는 선의나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이라 변명할지 모르지만, 대화를 나누는 상대는 자신의 존재와 생각이 부정당했다고 느낀다.


이 냉소적인 언어 습관이 반복되면 사람들은 더 이상 그 사람에게 진솔한 마음을 꺼내지 않는다. 대화는 점차 형식적인 인사치레로 거리를 두다, 결국 차갑게 식어버리고 만다.


대화의 주도권을 낚아채는 "나 때는 말이야"

누군가 자신의 고민이나 일상 이야기를 꺼냈을 때, 기다렸다는 듯이 대화의 주제를 자신에게로 낚아채 오는 습관 역시 사람을 멀어지게 만든다.


"아, 그거? 내가 옛날에 해봐서 아는데..."

"나 때는 그보다 훨씬 힘들었어."


상대의 고민에 온전히 공감해 주기보다 자신의 과거 경험담이나 지식을 뽐내는 무대로 대화를 바꿔버리는 순간, 대화는 '소통'이 아닌 '단독 청문회'나 '일방적인 훈계'로 변질된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마음을 보듬어주는 사람 곁에 머물고 싶어 하지, 자신의 이야기를 가로채 가르치려 드는 사람 곁에 오래 머물고 싶어 하지 않는다.


만나기만 하면 진을 빼놓는 습관적인 한탄

자리에 앉자마자 세상에 대한 불평, 몸이 아픈 한탄, 누군가에 대한 험담을 습관처럼 늘어놓는 모습도 가만히 살펴봐야 한다.


누구나 삶이 힘들 때 털어놓고 위로받고 싶어진다. 하지만 만나기만 하면 부정적인 감정의 쓰레기통처럼 상대에게 마음의 찌꺼기를 쏟아내는 일은, 타인의 삶의 에너지마저 갉아먹는 유해한 행동이다.


처음 한두 번은 불쌍히 여겨 들어주던 이들도, 만날 때마다 마음이 침울해지고 진이 빠지게 되면 결국 스스로의 평온을 위해 조용히 거리를 두게 된다. 부정적인 언어는 타인을 밀어낼 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가장 먼저 외로움의 감옥에 가두는 나쁜 기운이 된다.


입은 닫고 귀를 열 때 시작되는 진짜 어른의 품격

나이가 들수록 인품과 존재감은 내 입에서 나오는 화려한 언변에서 오지 않는다. 오히려 상대의 말을 조용히 들어주고, 깊이 공감해 주는 '귀의 무게'에서 나온다.


상대가 어떤 이야기를 하든 "아, 그랬구나", "많이 힘들었겠네", "참 애썼다"라며 온전히 받아주는 공감의 말 한마디면 충분하다.


내가 아는 것을 다 말하려 애쓰지 않고, 상대가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워주는 여유. 이것이야말로 세월이 선사하는 가장 깊고 단정한 품격이다.


"남의 말을 가로채는 화려한 입술보다, 타인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는 단정한 경청이 내 곁에 오래도록 따뜻한 사람을 남긴다."


누군가의 말을 자르고 훈수를 두려 했던 조급함을 내려놓자. 상대의 이야기를 건성으로 듣는 대신 마음으로 응대하는 일, 그 소소한 시선의 변화가 당신의 삶을 외로움이 아닌 깊은 온기와 참된 인연들로 가득 채워줄 것이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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