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부부의 찰떡쿵
어젯밤에 온 문자를 아침에 보았다.
밤 10시 15분에 온 문자.
잠든 사이 문자가 온 것이다.
오늘이나 월요일에 시간 되는 날에 만나자고 했다.
즉시 오늘로 정했다. 번개가 되었다.
아침 먹는데 목이 불편했다.
고개를 돌리는데 뻐근한 느낌은 당연히 신경성.
요 근래 신경 쓸 일이 많았다.
그냥 지나가는 줄 알았더니 몸이 기억하고 불편함을 만들었다.
탁구장에 가려 준비하는 내편.
말하면 탁구장에 가지 않고 한의원에 데리고 갈 것 같았다.
내편의 즐거움을 뺏고 싶지 않아 아픈 걸 말하지 않았다.
탁구장으로 가는 내편을 보고 바빠졌다.
청소기를 대충 돌리고 콜택시를 불렀다.
형진한의원으로 갔다.
"어디 불편하세유?"
"고개를 돌리기 불편해요. 그리고 몸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옆구리가 뻐근해요."
"담 들렸구만~ 뒤로 돌아유~"
다소곳이 바지를 걷어 올리고 뒤로 돌았다.
따끔따끔...
나으려면 감수해야 하는 침이닷.
뭔가 종아리를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다.
"어휴~ 이거 봐유. 검은 피 나오잖어유."
뒤돌아봤다.
검붉은 피가 주르륵 흘렀다.
"정말 검은 피네요."
"이러니께 아프지. 이런 건 병원 가도 안 나와유. 침 맞아야지."
"맞아요. 원장님께서 침을 잘 놓으셔서 왔어요."
종아리와 발가락 사이 발등, 손등까지 침을 놨다.
"워뗘유? 괜찮아유?"
바로 반응이 오지 않는 나.
"네~ 좋아졌어요."
일단 대답했다.
내 몸은 반응이 느리다.
바로 좋아지지 않는다.
천천히 나아진다.
진료비를 내고 나왔다.
집으로 바로 가는 버스가 없어 앞으로 달려오는 택시에 손을 들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택시는 무심히 지나갔다.
손님이 탄 모양이다.
양반콜택시를 불렀다.
차량 번호가 찍힌 콜택시를 발견하고 손을 들었는데 지나간다.
동시에 취소되었다는 문자가 왔다.
다시 전화해서 불렀다.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 택시.
지나가는 택시가 빈차 등을 켜고 느리게 다가왔다.
문 열고 타려는데 문자에 뜬 콜택시 번호를 확인했다.
기사님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콜택시에 옮겨 타고 집에 왔다.
택시타는 것이 쉽지 않았다.
자가용 타고 다니며 편안함을 마음껏 누린 것에 감사.
마음이 훨씬 홀가분했다.
내편이 나 때문에 탁구를 못했으면 마음이 불편했을 것이다.
택시를 이용하여 한의원에 다녀오길 참 잘했다.
내편이 알면 서운한 듯 한마디 하겠지만
부부라고 해서 항상 같이 다닐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내편은 탁구장으로, 나는 한의원으로.
따로 또 같이.
바쁘다 바뻐.
다시 번개 약속 장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