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한 잔

한 떨기

by달난별난

*

정액 한 잔에 태어나 버린 맥주

의미 없는 거품을 거두면

쓴 입맛만 버리는 숙취같은 어제


나도 알아보질 못하는 기억상실

의심도 없이 하루를 살아요


살아가는 걸까요 사라지는 걸까요

옷을 벗고 잔을 들어요


우습게도 없는 내 마음만 깊어지죠


돌아보는 뒷모습에 뒷말을 삼켜요

잊을만하면 맥주를 들이키죠

시원하면 다시 태어날까 싶어서


주사 맞은 아이처럼 울어 볼까요

이유도 없이 울면 어제가 떠오를까 봐

달도 별도 지쳐서 알게 뭐예요


나는 방금 끓인 딸기 케이크

고개를 아무리 올려봐도

먹어줄 빛이 없어요


그래서 도망갔나

네가 없으면 하얀 침대 위 딸기가 죽어요

시든 케이크를 들고 축배를 들어요.


제발 웃어봐

그건 한 떨기 노래였을 뿐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