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하다.
일주일에 세 번, 이번에 모두 방송강의다.
방송 강의는 현장보다 몇 배는 더 준비해야 한다.
질문도, 눈빛도, 숨소리도 오가지 않으니까.
대본을 읽고, 고치고, 다시 읽는다.
‘이제 완벽하다’ 싶을 때 학교로 향한다.
방송실의 빛과 공기는 묘하게 조용하다.
음향 테스트를 하며 긴장감이 서서히 올라온다.
오늘의 주제는 자원봉사.
말문을 여는 순간, 마음이 잠시 멈춘다.
나는 자원봉사를 이야기하지만
정작 내 아이는 봉사를 하지 않는다.
봉사 속에서 진로를 찾을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내 아이는 검사를 통해 적성을 찾으려 한다.
빠르고, 확실한 결과를 원하며.
입시 앞에서는 늘 마음이 조급해진다.
점수 하나 올리는 데 매달리는 엄마.
점수보다 중요한 게 있음을 알면서도,
시험 앞에서는 그마저 잊는다.
저녁마다 인강 소리가 문틈을 비집고 흘러나온다.
무심하게 들리는 아이의 필기 소리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저 펜 소리와 함께 밤이 지나간다.
나는 과연 자격이 있을까.
내일도 자원봉사를 말할 것이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아이에게 문제집을 펼치게 할 것이다.
말과 마음 사이, 나는 늘 그 틈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