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섯에 결혼을 했다.
남편이 일을 나간 사이, 삼천만 원으로 구할 수 있는 집을 찾아 혼자 부동산을 돌았다. 버스비가 아까워 네 시간 가까이 걸어 다녔던 기억이 난다. 들어가는 곳마다 돌아오는 말은 비슷했다.
"그 가격으로는 보여드릴 집이 없어요."
같은 말을 몇 번쯤 듣고도 나는 다른 부동산의 문을 열었다. 어딘가에는 우리가 들어갈 집이 분명 있을 것만 같았다. 돌아오는 길에 길게 늘어선 아파트와 빌라들이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 한참을 걸으며 불켜진 집들을 바라봤다.
'집이 이렇게 많은데, 내가 들어갈 집 하나 구할 수가 없다니.'
유난히 맑았던 그날의 하늘을 나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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