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산 선물로 번아웃이 왔다.
선물이라고 하기엔 참으로 형편없는 포장을 두른 채로.
그 시기에 나는 하루 종일 잠이 왔다. 자고 일어나도 또 눕고 싶었고, 방금 하려던 일을 잊는 일도 잦았다. 하루 네 시간만 자도 거뜬했던 나에게 그런 변화는 꽤 충격으로 다가왔다. 해야 할 일을 겨우 끝내고 나면 그 뒤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누워 있고 싶었다.
그런데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또 일어났다. 약속이 있으면 나갔고, 해야 할 일이 있으면 했다. 기다리는 사람이 있으면 그 앞에 섰고,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하면 평소와 같은 얼굴로 그 자리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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