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자신의 잘못이 아닌 일을 쉽게 흘려보내지 못했다.
차를 출고한 뒤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생기면 고객들은 가장 먼저 남편에게 연락했다. 남편이 직접 해결할 수 없는 일도 있었지만, 답답함과 불만은 늘 그의 목소리를 먼저 거쳐 갔다.
남편은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들었다. 무엇이 불편했는지 묻고, 확인해보겠다고 했다.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일에도 가능한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충분히 이해할 만한 불만도 있었다. 그러나 그 안에는 굳이 그렇게까지 말하지 않아도 되었을 말들이 섞여 있을 때가 더 많았다.
전화를 건 사람에게는 그 자리에서 지나간 말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남편에게는 그렇지 못했다. 집에 돌아온 뒤에도 남편은 낮에 있었던 일을 되짚었다. 분명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도 억울하다는 말보다 자신이 부족했다는 말을 먼저 했다. 남이 남기고 간 불만까지 자기 몫처럼 받아들였다. 말을 건넨 사람은 이미 자신의 하루로 돌아갔는데, 남편은 그 말이 남긴 자리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자신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보다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더 오래 생각했다.
나는 그런 남편을 볼 때마다 안타까웠다.
그러면서도 그 모습이 낯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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