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튼

by수수

입술이 부르튼 사람을 본다.

그 사람도 아직 입술이 부르트지 않는 나를 보았다.

우린 같은 시간에 살았지만, 말이 다르고 외모가 다르고, 감정이 달랐다.

철길을 걷는 청바지를 입은 커플을 마주했다.


그들의 청바지는 또 다른 청바지를 낳을 것이다.

청바지로 인해서 행복했던 시간이,

청바지로 인해서 사랑하는 시간이,

청바지로 인해서 입이 나오는 시간이,


그냥 청개구리처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아직 모르고 있어서 그래서 행복한 것이다.

모른다는 것은 어쩌면 행복의 필수조건일지도 모른다.

이미 알아버린 모든 것을 지울 수가 없어서, 모르는 상태로 바꾸려면


무엇이 더 가미되어야하는 것일까?


백지를 채울 수 있는 용기에서 글씨를 지울 수 있는 용기로

두 가지가 반복되는 시간을 인정하는 용기라고 써본다.

자본주의 슬롯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소비와 생산의 딜레마.

그 딜레마를 극복하고 싶어서 오늘도 우린 숟가락과 젓가락과 포크를 입에 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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