펼친 하늘 아래로 다시 펼친 대추나무 아래서 오후햇살이 돗자리 폈다.
다만, 대추나무 널 감탄했을 뿐인데,
말을 감각하는 주인의 마음에서 흰 뭉개구름이 흐른다.
그렇게 장대는 바람과 대춧잎을 흔들며 대추 몇 알 떼어낸다.
달디단 웃음이 꽉찬 가을색 열매를.
엄지와 검지로 양끝으로 단단히 잡고서 아사삭 오물,
발골한 씨알도 유심한 사람의 꼭 쥔 주먹을 열게 해 네 알 다시 움킨다.
대추씨알은 더 커졌다. 웃음소리 더 커졌다.
갓딴 첫 대추를 입에 넣어 본 적 있었나
난생 첨 만난 나무 위로 눈 못뗀 적 있나
나무 웃음소리가 어떠한지 안 적 있었나
물론 누군가 그런 적 있겠지만, 아무리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무래도 난 오늘을 빼고는 없었다.
대추나무와 시계가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고요의 낮 사그락거림이 자꾸만 자꾸만 가까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