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첫 아침.
3년을 다닌 회사를 그만두었다.
오늘 아침은 백수로 맞이하는 첫날이다.
출근 준비로 분주하던 시간 대신,
방금 내린 커피 한 잔을 들고 베란다에 나선다.
정성을 머금은 꽃들이 조용히 나를 반긴다.
큰 창 너머의 아침 세상은 이렇게 바빴던가.
꼬리를 물고 빠져나가는 아파트 주차장의
차들을 바라보니 묘한 감정이 인다.
늘 그 흐름 속에 있던 내가
오늘은 그 바깥에 서 있다.
눈앞에 펼쳐진 산등성이를 바라보다
문득 생각한다.
아, 정말 한 챕터가 끝났구나.
잠시 ‘쉼’으로 들어가는 일상.
그 시간은 내게 어떤 의미를 남길까.
남겨진 숙제들이 있지만 지금은 잠시 덮어두고 싶다.
반짝이는 하늘과 초여름의 싱그러움을 천천히 들이마신다.
오늘은 아무것도 서두르지 않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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