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은 항상 잘살아
아이들이 어릴 때 나는 24시간 365일 집에만 있었지.
"독박육아?"
맞아 바로 그, 그거였어.
예쁘지만 대화는 안 되는 아기
“우르르 까꿍”
“어부바”
“도리도리 짝짜꿍”
이런 거 말고, 젊은 엄마들은 어른 언어로 하는 대화가 필요해. <암 그렇고 말고.>
"커피 마시러 와요"
반가운 옆집 호출에 애기엄마 몇 명이 모였어.
커피는 핑계였어. 애들은 애들끼리
무언의 대화를 나누고, 엄마들은 엄마들끼리 소통의 장이 열리고 다들 오랜만에 어른들이 쓰는 말을 썼지.
"어젯밤 두 시간밖에 못 잤어."
"우리 애는 밥을 안 먹어."
"우리 집은 남편이 늦게 와."
“시어머니가 무거운 건 나보고 들래”
“남편 과장으로 승진했어”
"생일에 명품백 받았어."
"몇 달 전에 산 가구 싫증 나서 싹 다 바꿀래."
"은마 아파트 싸게 하나 샀어."
가슴속의 응어리(?)를 서로 앞 다투어 쏟아내고, 커피 기운이 사라질 때쯤 집으로 오는 길.
분명 많은 대화를 했는데 나는 입도 뻥긋 못하고 커피만 마셨네. <커피 마시러 오라고 했으니까 ^^>
풀려고 안고 간 응어리 보따리에 부러움이 올라타 무게만 더했네. 우뛰~(혜준 씨 표절)
하필이면!!!
왜? 돈 잘 버는 남편과 돈 잘 쓰는 부인이 항상 우리 옆집인가. 이사 가는데 마다 왜 우리 옆집은 늘 잘 사는 걸까.
세계 지도를 펼쳐놓고 우주의 기운을 분석해 봐도 이것은 과학이자, 피해 갈 수 없는 데스티니.
내가 이사를 가서 보면 그 동네에서 가장 부유한 집이 자석처럼 내 옆집에 찰떡같이 붙어있다. 그렇지 않으면 부유한 집이 옆집으로 갑자기 찰떡같이 이사를 온다.
그 집 남편은 맨날 승진하고 그 집 애는 학원을 안 다녀도 백 점을 맞고 그 집 개는 짖지도 않고 우아하게 하품만 하네.
벽 한 칸을 사이에 두고 옆집은 재산이 쑥쑥 올라가는데, 우리 집은 왜… 남편 혈압과 내 눈가 주름만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는 걸까.
그래, 기왕 이렇게 된 거 '옆집 복(福)' 기운이라도 훔쳐서 내일은 복권이라도 한 장 사야지. 터덜터덜 돌아와 아기 기저귀를 가는데 아기가 나를 보고 방긋 웃는다.
“너는 커서 꼭 우리 옆집에서 살아라. 부자 되게”
눈물 섞인 농담을 던지며 내 손치수보다 한참 큰 부러움의 무게줄을 툭툭 털어낸다.
<그래도 다음 옆집은 적당히 좀 살았으면 좋겠다. 진짜로~ 안 그럼 부자 없는 아프리카로 이사 간다~ 어디 따라 올 테면 따라와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