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 부부
어느 해 겨울날,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렸다.
눈을 치우는 일은
우리에겐 쉬운 일이 아니다.
남편과 나, 둘 중 한 사람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눈을 치우지 않고 있다가
혹시 우체부라도 넘어지면
그 바카라임은 집주인에게 있다.
적어도 집으로 들어오는 길과
인도 쪽은 치워야 한다.
전에 살던 집에서는
눈 오는 날 아침이면
젊은 아이들이 눈삽을 들고
문을 두드리곤 했다.
그래서 약간의 돈을 주고
눈을 치우게 했었다.
하지만 지금 사는 동네에는
그런 아이들이 없다.
그 전날부터 눈이
어마어마하게 쌓였고,
새벽부터 눈이 내뿜는 형광빛으로
창밖이 대낮같이 환했다.
이른 아침부터
동네 사람들이 집집마다 눈치우는
소리로 소란스러웠다.
우리도 치워야 하는데…
꾸물거리며 마음의 준비를 하고
몸을 일으켰다.
장갑을 끼고, 모자를 쓰고
눈삽을 들고 대문을 열었는데—
이게 무슨 일일까.
누군가 눈을 주치장은 물론
문앞 까지 말끔히 치워 놓은 것이었다.
남편을 깨워 물어보니
졸린 눈으로 어리둥절해한다.
대체 누가, 왜?
의문 속에서 며칠이 지나고
우리는 그 ‘범인’을 찾았다.
우리 아들이 집에 들렀을 때
동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남편이 허리 수술을 했다는
말을 하게되었고
그 이야기를 들은 이웃의 한 부부가
이른 새벽에 나와
눈을 깨끗이 치워주었던 것이다.
샌드라 옆집에 사는
우리와 나이가 비슷한
나이스한 부부가
말없이 베푼 일이었다.
그 따뜻한 마음에
우리는 한동안
감동과 고마움 속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