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온라인카지노 회원이다

by황생쥐


​일요일 새벽 2시.
나는 지금 가게에 나와 있다.


​내일 있을 위생등급제 평가 때문이다. 위생등급 지정업체로 선정되면 등급이 2년간 유지되는데, 어느덧 4번째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는 기준이 바뀌어 통과하면 3년간 유지된다고 했다. 의무성은 없고 신청한 매장만 지정을 받는다.


​사실 불합격을 받는다고 큰 불이익이 있는 것도 아니다. 점검 기준도 솔직히 평가원에 따라 '케바케'다. 아주 꼼꼼히 약점이라도 잡으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적당히 보는 사람도 있다. 요즘은 필수 서류(영업등록증, 보건증, 위생교육 수료증)만 잘 챙기고 "이런 것까지 닦아야 하나" 싶은 것까지 닦아두면 웬만하면 통과시켜 주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왜 이렇게까지 유난을 떨며 신경을 썼냐고? 나도 잘 모르겠다. 지난주에는 건물 재계약에 세금 신고까지 겹쳤고, 아내도 몸이 좋지 않아 이래저래 예민해져 있었다.


​이른 시간에 청소를 하고 집에 들어가는 게 마음이 편하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딸이 일어났는데 내가 없으면 싫어하기도 하고.


​바닥을 닦기 위해 손걸레질을 시작했다. 손걸레로 몇 시간을 닦았는지 모르겠다. 낡디 낡은 매장은 닦고 또 닦아도 내 눈에는 다 똑같아 보인다.


​'와... 2년 전에는 이렇게까지 안 힘들었던 거 같은데.'


​확실히 나이를 더 먹었다는 게 체감되는 순간이었다.


​"우와 이제 진짜 못하겠다. ​아... 몰라. 집에 가자."


​시간을 보니 아침 7시가 조금 넘었다. 다행히 집에 도착하니 다들 아직 자고 있다. 잠깐만 눈 붙여야겠다 싶어 소파에 누웠는데, 한 여자가 걸어 나온다.


​"아빠 자지 마."
​하... 이런 잔인한 녀석.


​우여곡절 끝에 위생평가는 잘 끝났다. 큰 짐을 덜어내고 글을 쉬는 동안에도 온라인카지노는 가끔 들여다보았다. 다른 이들의 글을 읽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원래 내 한계가 명확하다고 생각했다. 글에 대한 지식도 없고, 특별한 기술도 없으니 결국 내 이야기만 쓸 수 있는 사람이라고. 오로지 내 경험만 쓰기 때문에 밑천은 금방 바닥날 것이고, 소재가 고갈되면 끝이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크게 다르진 않다. 나는 글을 쓸수록 멈춤의 시간과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며칠 안 쓰면 마냥 편할 줄 알았다.


​실제로 안 쓰니 편했다. 가끔 다른 작가님들 글만 읽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근데 묘하게 어색했다. 고작 몇 달 썼다고 벌써 습관이 된 건가.ㅋㅋ 그건 잘 모르겠다. 나중 일은 나중이고 지금 쓰는 거나 제대로 하자. ​쓰다 보면 또 다른 이야기가 생길지도 모르는 것이니까.


​그런 생각을 하다 문득 내 작가 소개글을 봤다.


​내 글 어디에 공감과 위로가 있지? 나는 그냥 내 이야기를 할 뿐인데. 오래 남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니, 그것도 무슨 거창한 소린가 싶었다. 누군가에게 대단한 위로라도 건네는 사람처럼 보이는 내 모습이 위선자 같아 왠지 역하기도 했다.


​그래서 소개글을 수정했다.


​작가... 작가... 아니야. 역시 나와는 어울리지 않아;;;
​그래, 온라인카지노 회원이 좋겠다. ​나는 온라인카지노 회원이다.
​이 말이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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