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내아이 단단마음 설명서'(ft.국립중앙박물관)

by행복반 홍교사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읽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정작 나는 그런 엄마인가 하면... 잘 모르겠다.


오늘 방학인 아이들을 데리고 국립중앙박물관을 다녀왔다.


정말 무더운 날씨에다가 여름방학이어서 그랬는지, 아침에 갔는데도 박물관 안은 지나다니기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그 가운데 아이들과 일정을 보내고 점심도 먹고 집으로 돌아온 우리들.


더운 날씨에 햇빛 받으며 조금만 걸었는데도 아이들은 땀이 벌써 한 바가지나 흘렸고, 내 생각에 아이들이 오자마자 샤워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컸다.


더위를 많이 타는 우리 둘째는 오자마자, 에어컨을 켰고, 나는 마침 들어와서 외출복을 바로 벗는 둘째의 손목을 잡고 "빨리 와, 샤워하게!"하고 말했다. 둘째는 자기가 마음에 내키면 자발적으로 잘 하는 아이다. 그래서 다른 때는 둘째의 성향을 아니까 둘째에게 하라고 말해만 둬도, 자기가 알아서 깨끗이 씻는다.


그런데, 오늘은 더운 날씨에 나도 더우니 내가 씻고 싶어서, 마음이 조급했다. 다짜고짜 샤워기 물을 틀고, 아이에게 샤워하라고 한 것이다. 둘째 성격에 준비가 안되었는데, 잡아 끄니 질색팔색 도망간다.


그렇다고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었다. 아이에게 물을 찌끄리면서 "몸이 다 땀이고 뜨끈뜨끈인데, 시원한 물로 샤워하면 기분이 더 좋을거야~"라고 말하고 다시 손목을 잡아 끌었다. 그럴수록 더욱 강경하게 버티고 물 묻은 몸으로 화장실 밖으로 나가려는 아이. 그렇게 비누는 묻혀보지도 못하고 물만 겨우 묻히고 나왔다. 그렇게 나와서도 "싫어!",. "싫어!" 얼마나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던지...


"뭐가 싫다는 거야, 누가 싫다는 거야? 엄마가 싫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엄마가 그렇게 엄마 생각대로 잡아 끈 건 진짜 미안하고 잘못했는데, 오늘 너무 더웠고, 너희가 땀도 흘렸으니까 오자마자 샤워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가장 컸어. 이왕 몸에 물이 묻은 김에 샤워를 했으면 좋겠는데, 물 묻은 채로 자꾸 밖으로 나가려니까 엄마가 손목을 잡았네. 방법이 잘못된 건 미안해. 엄마도 더우니까 마음도 급하고 생각도 짧았어."


사과를 해도 아직 화가 다 풀리지 않았는지, 계속 싫다는 말을 반복하다가 시간이 조금 흐리고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아까 우유 먹고 싶다고 했지? 엄마 지금 마트 나가서 우유 사다줄까?" 고개를 끄덕인다.


아직도 나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주지 못하고, 가끔은 내 생각과 내 편의대로 하려고 한다. 그게 아이들이 어릴 때는 통했을 지 모르지만, 초등학생이 된 아이들은 이제 엄마의 그런 말과 행동에 순순히 따라줄만큼 어리지 않다.


그래서 더욱 고민이 되고, 더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고민들을 틈틈히 글로 남겼고 바카라을 냈다.

https://bookk.co.kr/bookStore/6a67247c465dc1fef590a88c


조금씩 더 단단해지면 좋겠다. 아이들도, 나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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