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삶의 불청객들을 기쁘게 맞이하는 법
바퀴벌레를 검색해 보니 모두들 죽일 생각 밖에 없다.
바카라 제목에서 익히 어떻게 생긴지 잘 알고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바퀴벌레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서 검색해 본다.
죽이고 없애고 같이 살지 않는 방법이 나열된다.
그리고 누군가는 아침 일찍 바퀴벌레 이야기를 올리면서
아침 일찍부터 바퀴벌레 이야기를 해서 미안하다고 한다.
온라인 게임인의 아침은 대부분 좋을리 없다.
이른 아침 출근 후 이 바카라을 펼치고 읽고 검색하는 순간 속이 안좋아 진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바퀴벌레를 혐오, 증오, 불안해지고 더럽게 오염된 느낌이고
징그럽고 위험하고 무섭다고 느낀다.
나 역시 그렇다.
바퀴벌레는 각종 피부 질환과 천식 등 호홉기 질환을 일으키며 병균을 옮기는 악역이니
이 세상에서 없어져야 할 대상으로 정의한다.
인간의 입장이 아닌 바퀴벌래 입장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지구의 숨의 지배자다.
지구가 핵전쟁으로 망해서 다 죽어도 난 살아남을 유일한 종이다.
내가 너희들보다 먼저 지구에 등장했고 너희가 지구상에 등장한 것은 고작 10만년이지만
난 이 지구에 3억 5천만년 전 고생대 석탄기부터 지구상에 서식해 왔다
내가 바로 지구의 주인이고 내 입장에서는 인간과 나의 주객이 뒤바뀐 꼴이다,
난 너희들이 아무리 날 혐오, 증오, 불안, 오염, 징그럽다고 해도
불멸의 삶을 영위하는 종이니 내가 지구상에서 사라질거라는 착각은 하지 말아달라고.
바카라의 부제는 내 삶의 불청객을 기쁘게 맞이하는 법이다. 분명 불청객은 바퀴벌레일 것이다.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바퀴벌레의 부정적인 편향, 고정관념, 불편함은 그대로다.
저자는 바퀴벌레들이 번창하는 콜로라도와 텍사스에서 호김심이 많은 소년으로 성장했다고 한다.
그래서 바카라에 바퀴벌레를 소환하는 것이 일반인보다 쉬웠던 것일까 아니면
바퀴벌레에 대한 항생제 효과가 일반인 보다 높은 것일까?
바카라은 1부와 2부로 나눠,
1부는 소년과 바퀴벌레, 사랑, 과거, 미래, 일, 타인, 죽음, 삶, 감정, 앎 그리고 만물을 이야기고
2부에서는 새로운 세상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처음 식탁에서 만난 바퀴벌레에 대한 반응은 예상한대로,
인간 대부분이 느끼는 감정 그대로다. 역겨웠다고 한다.
속이 메슥거리고 증오의 감정, 불안해지고 더럽게 오염된 느낌을 받는다.
그러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본다. 무엇 때문에 바퀴벌레가 싫어졌을까?
간식으로 먹는 나라도 있다는데 왜 어릴 적부터 바퀴벌레는 더럽고 위험하고 무섭다고 믿었을까?
그 믿음이 옳다는 증거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바카라에서, 검색에서 모든 일상에서 더 많아졌다.
그저 사실이 된 것이다.
바퀴벌레에 대한 감정이
자기 스스로를 사랑하는 사람들, 과거에 대해, 미래에 대해, 해야할 일에 대해,
죽음과 삶, 감정, 안다는 것에 대해 이입된다.
사랑 때문에 받은 상처, 사랑에 관해 얼마나 안다고 자기 스스로를 사랑하는지 의문 투성이고,
과거는 무겁고 어둡고 실망스럽고 끔찍한 시련 뿐인데 지나간 인생과 화해한 사람들,
감사의 마음으로 보듬어 간직하는 사람들이 이해되지 않는다.
미래는 길고 불안하고 어두워 보인다.
앞으로의 나날, 기나긴 세월, 닥쳐올 고난, 걱정되고 외롭다. 어떻게 해쳐 나가지?
오늘 하루 해야할 일데 대한 압박감이 몰려온다. 해야 할 일들에 대한 두려움과 압박감이 극심해서
도망쳐 버리고 싶다. 일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질투가 난다.
죽음이 여기 왜 와있는지 모르겠다.
누군가를 떠나 보내는 일은 고통스럽고 위험하고 무서운거라는 믿음에서 비롯된다.
이런 모든 부정적인 감정, 바퀴벌레에서 파생된 내 삶에 불안, 증오가
다른 생각과 질문에서 작은 기적을 만든다.
바카라 속에 소년은 자신이 그대로의 바퀴벌레가 아니라 바퀴벌레라고
믿게 된 어떤 것을 무서워한다는 걸 깨닫는다. 바퀴벌레를 모를 때도 혐오했을까?
계속되는 바퀴벌레에 대한 기억을 통해 "그저 지금 이대로가 전부일 뿐이야"라는 깨닭음을 얻는다.
자기를 우울한게 한 건, 과거 자체가 아니라 과거에 대한 자신의 해석이라는 것을
그리고 자기 자신을 용서하고 싶은 마음이 싹튼다.
불안하고 길고 어두워 보였던 미래는 아직 풀지 않은 선물을 보듬을 때와 같이
다가오는 모든 일을 설레는 기대감으로 보듬는다.
계속되는 이 작은 기적은 미래가 다른 모습이 될 수도 있다는 것과
미끄럼틀 타듯이 재미있고 수월하게 자시 일을 해내는 사람들이 눈에 보인다.
작은 기적이 일어나
소년이 정말 두려워하는 건 일을 하거나 안 하는 것 그 자체가 아니라 그걸 판단하는 자신의 생각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타인을 존중하는 사람들이 눈에 보인다.
또 다른 기적이 일어나 호기심을 품고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더니 타인에게 연민을 느끼기 시작한다.
무섭고 두렵기만 했던 죽음은,
죽음을 영예롭게 받는다는 먼 나라 사람들, 소년이 오랜 친구를 반길 때처럼 평화로운 마음으로 참을성 있게 죽음을 맞는다고 한다는 이야기에서 죽음에 대해 은총을 느끼기 시작한다.
소년은 자기가 있는 그대로의 삶이 아니라 삶이라 믿게 된 어떤 것에 화가 나 있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다.
바퀴벌레 같은 첫 공포, 증오, 불안의 기억들.
어쩌면 삶의 의미란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일지도 몰라. 아니면 아무 의미도 없을지도 몰라.
감정이 신체를 장악하는 심오하고 압도적 느낌을
거센 비바람 속에 서 있을 때처럼 감정이 자기를 통과해 흘러가도록 둔다.
소년은 자기가 있는 그대로의 감정이 아니라 감정이라 믿게 된 어떤 것을 겁냈다는걸 깨달았다.
마지막이자 첫 페이지에서 “지금 그대로의 모은 것에 바친다”는 깨달음을 얻는 소년의 이야기다.
우리의 삶을 분노하게 만들고 혐오에 몸서리치게 만들고 공포에 꼼짝달싹 못하게 만드는
이야기들이 세상에 난무한다.
하지만 진실인 척 횡행하는 그 많은 이야기들을 덮어놓고 믿을게 아니라,
잠시 제쳐두고 만물과 현상을 그저 있는 그대로, 가만히, 유심히 들여다보면 어떨까?
소모적 감정으로 속박하는 이야기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도 있다.
바퀴벌레라는 모두가 혐오스럽다 합의한 생명체가 유발한 작은 의문부회가
천천히 자아와 세계의 모든 영역으로 따듯하게 퍼져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