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가장 쉬울지도 모르겠어요

by하암수


"미안해"

윤은 어떤 대답이 올지 알고 있음에도 일단 사과한다.

"뭐가 미안한대?"

역시. 예상대로다. 사실 뭐가 미안한지 모른다. 그냥 미안하다. 사실 미안한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속에서 뭔가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안미안해"


말을 내뱉음과 동시에 윤은 당황한다.

평소 같았으면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끊임없이 사과했을 것이다.

중간중간 반응을 살피며 되도 않는 애교도 부려보며,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기분을 풀어준다. 정정하겠다.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그런 윤의 입에서 안미안하다는 말이 나오다니.


그렇게 그들은 헤어졌다.


주위에서 왜 헤어졌냐고 물으면 윤은 답했다.


"안미안해서"


윤의 이별사유에 듣는 이들이 더 당혹스러워했다. 뭐 그런 이유가 다 있냐는 표정이었다.


그들이 헤어진지 3년이 지났다.

서로를 알고 지내던 시간만큼, 아니 그보다 조금 더 시간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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