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장: 보더 라이더(Border Rider)의 통찰]
매년 반복되는 연례행사 같은 결심이지만, 타슈켄트의 새벽 공기를 가르며 다시 아침 걷기를 시작했다. 1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중앙아시아의 먼지 섞인 바람을 맞으며 깨달은 것이 있다면, 거창한 성취보다 중요한 것은 매일 아침 몸을 일으켜 길 위에 서는 '묵묵한 성실함'의 근육이라는 사실이다.
새벽의 타슈켄트 골목은 낮의 소음이 소거된 자리에 오직 정적과 역사만이 고여 있다. 오래전 지어진 투박한 건물들, 벽면에 새겨진 이름 모를 위인들의 부조를 마주할 때면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 저들은 어떤 생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 이 척박한 땅에서 숨 쉬었을까. 보더 라이더(Border Rider)라는 이름으로 두 세계의 경계에 서 있는 나의 기록 또한, 훗날 누군가에게는 잊히지 않는 이정표가 될 수 있을까.
집으로 돌아오는 길, 굽이진 골목 끝자락을 돌아서는 찰나였다. 지평선을 뚫고 막 솟아오른 태양이 내 시야를 정면으로 덮쳐왔다. 그것은 단순히 '해가 떴다'는 물리적 현상을 넘어, 생전 경험하지 못한 강렬하고도 경이로운 빛의 폭발이었다. 순간, 시내산 불꽃 앞에서 감히 고개를 들지 못했던 옛 성자의 경외감이 떠올랐다. 감히 그 압도적인 빛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해 눈을 가려야 했던 그 찰나의 경험. 낡고 좁은 타슈켄트의 뒷골목이 순식간에 말로 다 할 수 없는 거룩한 빛으로 가득 차오르는 순간이었다. 그 빛은 마치 그동안의 수고를 다 안다는 듯 나를 포근하게 감싸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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