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어떤 옷을 입고 출근할까?

드레스 코드: 담임

by시트러스

"이번 달은 주황색입니다!"

2학년 부 교무실에서 한 달에 한번, 드레스 코드를 정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재밌겠다고 다들 좋아했다. 앞으로 닥쳐올 재앙을 예상하지 못한 채였다.


"주황색? 누가 주황색 옷을 입어요!"

누군가 색 이름을 말하자 다들 소리를 질렀다. 시작부터 난이도가 극악이었다. 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 하나. 불평을 터트리는 선생님들 모두, 자기도 모르게 웃고 있었다.


쿨톤인 나는 노랑, 베이지 같은 따뜻한 색은 절대 상의로 입을 수 없다.

"집에 무슨 우환 있으세요?"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부랴부랴 오렌지 그림이 그려진 티셔츠를 찾았다. 초등학생 딸의 주황색 팔찌도 장착했다.

"이 정도면 최선이다."


떨리는 마음으로 주차를 하고 교무실로 향했다. 갑자기 덜컥 걱정이 됐다. '나만 오버한 거 아니야?'

그러면 모르는 척, 오렌지를 너무 좋아해서 티까지 입은 척, 자리에 앉기로 했다. 그때, 멀리서 주황색 무리가 지나갔다. 계단을 오르다 다리에 힘이 풀렸다. 앞 반 선생님은 크레파스로 칠한 듯한 주황 정장을 입고 오셨고, 그 옆 선생님은 한여름에 주황색 반팔 폴라티를 입고 계셨다.


"이거, 이렇게 잔잔바리도 인정해줘야 해요?"

옹졸한 오렌지색 면적을 향해 당장 비난이 쏟아졌다. 나는 필사적으로 팔찌까지 흔들며 어필했다.

"다음부터 소품은 안 되는 걸로."

주황색 재킷을 입으신 선생님 앞에 모두 고개를 푹 숙였다.


"와... 선생님. 도대체 얼마나 진심인 거예요?"

"오늘 5교시 조심하세요."

하필 오후에 소방교육이 있는 날이었다. 서로 화재 진압하러 나가라고 아우성이었다. 물론, 잔잔바리 티셔츠는 진압조에 낄 수 없다고 또 타박을 들었다.


정기 평가 마지막 날이었고, 모두들 긴장의 끈을 다 놓지 못한 채였다. 그 와중에 교무실 여기저기서 주황색이 돌아다녔고, 선생님들은 하루 종일 서로를 놀렸다. 말도 안 되는 색깔이라고 생각했지만, 딱 그만큼 웃겼고 그만큼 함께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달은 노란색입니다."

나의 안색이 또 급격히 사연 있는 톤이 되었다.

"아, 또 노란색 옷 사야겠네."

혼자 조용히 중얼거린다는 게 교무실에 한숨이 퍼졌다.


다들 웃음이 터졌다. 주황색 웃음 물결이 튀어 올랐다. 교무실도 가끔은 이렇게 이유 없이 웃을 일이 필요하다.


음... 레몬색!


나는 다짐했다. 이번에도 감귤류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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