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번져도 괜찮아 ①
제 계절을 기다리는 아들딸 청년들에게
친구 같은 아버지가 건네는 인생 편지 79편 중에서.
도화지, 너희만의 색으로.
사랑하는 우리 딸, 아들아,
텅 빈 도화지 앞에 서면
설레기도 하지만, 누구나 잠깐 멈추게 된단다.
첫 획을 어디에 그어야 할지 몰라 손끝이 떨리지.
아빠도 붓을 잡은 지 스무 해가 지났지만
여전히 그 순간만큼은 늘 새롭고 두렵단다.
세상이라는 도화지 앞에서
첫 걸음을 어디에 내딛어야 할지 망설이는
너희의 떨리는 손끝이 눈에 선하구나.
근데 있잖아,
좀 번져도 괜찮아.
도화지는 완벽하게 채워야 하는 시험지가 아니라,
너희 마음을 펼칠 수 있는 텃밭이니까.
종종 틀려도,
좀 번져도,
잠시 멈춰도,
그 모든 흔적이
다 너희의 그림이란다.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 성당에
거대한 벽화 「천지창조」를 그릴 때였단다.
그 웅장한 그림 속 손바닥만 한 부분을
며칠째 고치고 있는 그에게 친구가 핀잔을 줬지.
"그 작은 걸 누가 안다고 그리 매달리나?"
미켈란젤로가 무심히 대답했단다.
"다른 이는 몰라도, 신과 나는 알지."
그 말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자신의 붓질 하나하나를
누구보다 진지하게 여겼던 사람.
그런 그조차 저 거대한 천장을 채우며
수없이 물감을 흘리고 번졌을 거야.
진짜 예술이란
번짐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 번짐마저 창조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이란다.
살다 보면 생각지 않게 색이 번지고
선이 어긋나는 날이 있을 거야.
그래도 괜찮아.
인생에는
정해진 색도 없고,
정해진 답도 없으니까.
그 안에 너희만의 고유한 빛깔이 담겨 있다면
그것이 바로 진짜 작품이란다.
두려워 말고,
너희 인생의 캔버스 위에서
폼 나게, 너희답게 붓을 놀려 보렴.
이 세상에서 '나'라는 작품은
단 하나뿐인 최고의 걸작이라는 것을
언제나 기억하렴.
늘 응원한다. 파이팅!
Your color. Your canvas. Your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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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지금 내 인생에서 가장 번지고 있다고 느끼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 )
Q2. 그 번짐이 나만의 색깔이라면, 이것을 어떻게 부르고 싶으신가요?
( )